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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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도 2015

아름다운 집. 1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11. 19. 10:36

아름다운 집. 1

 

내일이 하안거 해제일인데

그들은 아직도 묵언수행 중이다

햇볕은 다람쥐 등 무늬에 얹혀 팔랑거리고

쪽물 든 바람이 몸을 비틀자

산길의 꼬리가 살랑거리는데

문 열릴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머리 위로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태워버려야 할 말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양

다시 겨울이 돌아오면 해진 옷은 더욱 얇아질 터

더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부도가 되고

더러는 그 자리에 서서 탑이 되었는데

내 눈엔 그저 울울한 나무로만 보인다

 

아름다운 집은 크지 않다

넓지도 않다

착하고 순한 영혼이 깃들어야

아름다운 집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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