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그 깊은 우울 / 나호열
오늘도 사막을 건넜다.
신기루처럼 보였다 사라지는 사람들
천국이고 지옥인 사람들 사이에
없는 길 마음으로 끌어가며
먼 서울에는 황사가 내렸다고 한다.
뼈와 눈물과 꽃과 불들이 한꺼번에 화해하며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눈꺼풀 위로
부끄러운 흔적을 남겼다 한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바람이 불고
나의 형체를 미세한 모래로 남기는 일
설산에 누가 있어 노을은 저리도 유적하게 깔리는가
세상 밖의 일인줄 알았더니
아직도 내게는 태워버려야 할 기쁨도 있어
실낱같은 미소를 사리舍利로 남기며
사막을 건너가는 나는 행복하다
사막을 집으로 여기며 돌아오는 사람들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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