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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황사, 그 깊은 우울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5. 24. 22:26

황사, 그 깊은 우울 / 나호열

 

 

 

오늘도 사막을 건넜다.

신기루처럼 보였다 사라지는 사람들

천국이고 지옥인 사람들 사이에

없는 길 마음으로 끌어가며

먼 서울에는 황사가 내렸다고 한다.

뼈와 눈물과 꽃과 불들이 한꺼번에 화해하며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눈꺼풀 위로

부끄러운 흔적을 남겼다 한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바람이 불고

나의 형체를 미세한 모래로 남기는 일

설산에 누가 있어 노을은 저리도 유적하게 깔리는가

세상 밖의 일인줄 알았더니

아직도 내게는 태워버려야 할 기쁨도 있어

실낱같은 미소를  사리舍利로 남기며

사막을 건너가는 나는 행복하다

사막을 집으로 여기며 돌아오는 사람들 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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