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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춘천 가는 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15. 01:32

 

춘천 가는 길 / 나호열

 

속으로 울음 감추고서

울음 꼬옥 껴안고서

약속도 없이

천천히 걸어가는 거라고

떠밀리는 대로 등 내어주며

쉬임 없이 무엇이 될 거라고

큰 일을 할거라고

중얼중얼 흘러가다가

불끈 고개 치켜들고

오던 길 되짚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물살 헤치며

태어난 곳 찾아가는 가쁜 숨

속도제한의 무인 카메라

붉은 신호등 아랑곳없이

수많은 연어들이

부르르 몸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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