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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여행길 2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15. 01:31

여행길 2 / 나호열

 

가난은 대개 큰 길에서 벗어나 있다. 가난은 항상 그래 왔다, 평범한 여행자는 간선도로를 벗어나는 경우가 없다, 오늘날 그는 각 州로 연결된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는 30년대의 웨일즈 지방을 묘사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마을들이 즐비한 팬실배니아 계곡에 들르지 않는다. 그는 열을 지어 있는 회사 사택, 바퀴 자국이 난 비포장 도로......등을 보지 않는다. 비록 그가 우연히 그곳을 통과하게  될지라도 그 여행자는 선술집의 실업자나 노동착취 공장에서 도망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처녀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사회정치철학, 개인과 정치적 질서 N,  보위, R, 사이몬, 이인탁 옮김 229쪽

 

 고속도로와 같이 뻥뚫린, 그리하여 초스피드로 도달하여야 할 풍요의 저 땅, 우리의 사랑은 뻥 뚫리고, 초스피드로 불탔다. 우리의 사랑은 조금 더 가난하여 조금 더 갈구하여야만 했다. 우리가 외면했던 진흙탕 황톳길, 뿌연 먼지 흩날리는 비포장 돌아가는 먼 길을 우리는 좀더 참고 견뎌야만 했다. 우리는 지렁이처럼 온몸을 던져 느릿느릿 대나무 움트는 그 순간과 저녁답 연기 피워 올리는 군불냄새를 좀더 가까이 오래 바라보아야만 했다. 우리의 사랑은 빠르게 도착한 것이 아니라 너무 빨리 서로를 지나친 것이 아니었던가, 너의 뒷모습을 보니 눈물난다, 정말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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