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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서로에게슬픔의 나무이다97

여행길 1 / 나호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15. 01:20

 

여행길 1 / 나호열

 

 

그 가족은 에어컨, 자동 핸들, 자동 브레이크가 장치된 연분홍색 차를 타고 포장이 엉망이고 쓰레기, 남루한 건물, 벌써 오래 전에 땅 밑에 설치했어야 할 전봇대 등에 의해 더러워진 도시를 통과하여 피크닉을 떠난다. 그들은 상업광고에 의해 대부분 풍경이 가려진 시골을 통과한다......그들은 오염된 개천 옆에서 이동식 아이스박스에서 잘 포장된 음식을 꺼내어 먹고 공공 위생과 공공 도덕이 엉망인 공원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썩어 가는 쓰레기의 악취에 둘러싸여 나일론 텐트 속의 공기 침대 위에서 잠을 청하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풍요 속에 있는 이상한 불균형을 막연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사회정치철학, 개인과 정치적 질서 N, 보위, R, 사이몬, 이인탁 옮김 225쪽

 

 

그래, 나는 떠난다, 너를 버리러, 오래된 사랑을 버리려면 그렇게 떠나야 한다, 발길이 닿지 않은 음습한 오지에 뒤돌아보지 않고 먼길을 돌아오기 위하여, 너와 함께 떠난다.

 

삐거덕거릴 때부터, 속으로 나사가 빠지기 시작한 원인불명의 두통으로부터 진즉 빠져 나왔어야만 했다. 동행이 고통이 된다. 불가피한 폐기처분의 사랑, 서로를 떠날 때 우리는 서로의 폐차장이 된다, 92년도식 1500cc 십만 오천 킬로 달려온 사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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