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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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노고단 가는 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8. 8. 19. 01:38

 

노고단 가는 길


빠른 길 일부러 놓치고 오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흘러가는 냇물이 마음을 씻어주고

숲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몸을 씻어주고

비탈진 돌길 오르다 언뜻 보이는 하늘 한 자락 잡아당겨

흐르는 땀을 씻었다

화사 花蛇 한 마리 느긋하게

몸과 마음 사이를 가로질러가자

세상이 온통 초록으로 소름이 돋았다

노고단은 몇 송이 붉은 원추리를 보여주었지만

아랫녘 세상은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그저 구름타고 놀라고

꿈 깨면 아득하게 떨어지라고

빠른 길 걸어왔던 몇몇은 피기도 전에 져버렸는지

화사가 이번엔 마음에서 몸으로 가로질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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