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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지망생들에게‥도종환이 전하는 말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8. 5. 1. 19:53
 

시인 지망생들에게‥도종환이 전하는 말


【서울=뉴시스】 

시인 도종환(54)씨가 문학 지망생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쏟아냈다.

24일 오후 서울 홍대앞 음식점에서 열린 합평회에서 도씨는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를 쓸 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잊으면 안 된다"며 "딴 이야기로 새는 등 생각이 끊길 때는 처음부터 읽으면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 내가 알아야 하고 잘 표현됐는지 정검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즘 대학생들은 쇼잉(보여주는)보다 텔링(이야기)형식의 이야기를 많이 쓴다고 짚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시가 길어질 뿐더러 압축, 집약된 시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좋은 시란 김춘수의 '꽃'처럼 여러 가지 해석을 안고 있는 시다. 설명이 필요 없이, 보여주면서 충분히 다 말할 수 있는 시가 좋은 시다."


문학도는 배우는 과정에서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합평회를 하다 보면 칭찬을 들을 때도 있고 아픈 얘기를 들을 때도 있다.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말아야 오래 오래 시를 쓸 수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은 섬세하고 여려서 상처도 잘 받는다. 시를 공부하는 과정을 견디지 못하면 안 된다."




아울러 지망생들 모두가 진정한 문학가가 되기를 바랐다.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제다.


"시인과 소설가를 사람들이 존경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생을 바꾸기 때문이다. 문학상 받는 것에만 연연해 하면 문학 자체를 놓친다. 손끝으로만 쓰는 시는 생명력이 없다. 김수영 시인은 '시를 온 몸으로 쓰는 것'이라고 했다. 머리나 기술로만 쓰는 것이 아닌 온몸으로 쓰는 것이 바로 문학이다."


이날 합평회는 삼일제약이 후원한 감성회복 캠페인 '아름다운 시선'의 4월 행사로 열렸다. 도씨가 문학 지망생들의 창작시 9편을 읽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씨는 시집 '접시꽃 당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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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지기자 brigh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