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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좋은 시란 무엇인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6. 12. 29. 16:30

 

 

좋은 시란 무엇인가?


송반디




 

1.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가 말하는 좋은 시


  에즈라 파운드는 시의 요소를 ‘센스, 사운드, 이미지, 톤’ 네 가지로 설명하였다.


  첫째 ‘센스(sense)’는 지적인 감각, 상투적인 감각이 아닌 참신한 감각을 말한다. 독자들의 이해력이 요청되는 까닭에 더러는 난해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둘째 ‘사운드(sound)’는 음악성을 말한다. 시의 표현 재료는 언어인데, 음악성을 띤 언어라야 시어가 된다. 언어의 음악성, 곧 운율은 독자에게 예술적인 흥분과 쾌감을 주는데 외형률보다는 미묘한 내재율에 현대시의 묘미가 있다.

  셋째 ‘이미지(image)’는 심상 또는 영상, 형상 등으로, 시를 읽어 가는 동안 우리의 마음속에 그려지는 그림을 말한다. 대체로 비유로써 형성되는데 직유와 은유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미지를 표현할 때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비밀 암호 같은 비유를 써서는 곤란하다.

  넷째 ‘톤(tone)’은 어떠한 자세로 인생 또는 세계를 보는가, 어떠한 어조로 말하는가를 뜻한다.


  이러한 현대시의 네 가지 요소 ― 센스, 사운드, 이미지, 톤을 고루 조화시킨 그러한 시를 훌륭한 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박태일 시인이 말하는 좋은 시


  좋은 시와 나쁜 시를 결정짓는 취향의 요건은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시 자체에서 오는 것 못지않게 시 바깥에도 있다. 각급학교 문학교육, 등단방법, 문학상과 같은 다양한 인정기제나 제도적 틀, 대중매체, 또는 인맥, 학맥, 지맥, 판매지수나 기호도 순위 등이 그 내면화의 세부를 이룬다. 이른바 시의 역장(力場)이다.

  고급시와 대중시 그리고 교양시의 세가지 역장이 있는데, 이 셋은 서로 다른 시적 취향과 목표를 겨냥한다. 좋은 시인가 나쁜 시인가 하는 잣대와 조건은 이 역장 안에서 다시 나뉠 수밖에 없다.


  첫째, 좋은 시는 좋은 시인으로부터 말미암는다. 시인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크게 둘이 있는데, 심리적 시인관과 사회적 시인관이다. 심리적 시인관이란 시인 안쪽에 시인이 됨직한 특질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 생각이다. 사회적 시인관은 시인은 여느 사람과 다름없지만 시 창작 수련과 발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이를 뜻한다.

  우리 근대시사에서 좋은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은 그 삶에서 흔히 특별한 면모를 지닌다. 따라서 심리적 시인관을 밀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좋은 시인은 끊임없이 시와, 언어와 다투는 이다.

  둘째, 시는 언어 관습 가운데 하나이며 언어의 특이성과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갈래다. 따라서 좋은 시는 언어의 진폭이 넓고, 다채롭게 그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언어는 자민족 중심적이다. 언어 활용의 가능성이란 바로 민족어의 가능성과 다르지 않다. 즉, 좋은 시는 전통을 따르면서도 그것을 더욱 변화, 발전시킨 경우다.

  셋째, 표현에서 볼 때, 시는 무엇보다 언어의 긴밀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수필이나 소설과 달리 압축과 생략을 바탕으로 삼는다. 이것이 뜻하는 궁극적인 자리는 반복불가능성, 곧 다르게 씌어질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표현이 그것이다.

  넷째, 작품 내용에서 볼 때, 낯설게하기란 개념이 있다. 이것은 단순히 형식적 일탈에 붙인 이름이 아니다. 손쉽게 이를 수 있는 생각이나 느낌, 이미 타자에 의해 만들어진 기지의 세계를 겨냥한 시는 좋은 작품이 되기 힘들다. 손쉬운 고정관념으로부터 매몰차게 등을 돌리고 서려는 작품이 좋은 시라 할 수 있다.

  다섯째, 독자 쪽에서 볼 때, 늘여서 읽기 어려운 시, 뻔하고 빤하지 않아 한 번에 쉽게 뜻이 잡히지 않은 시, 그것이 무엇인가를 거듭 고심하게 만드는 힘이 큰 작품이 좋은 시일 가능성이 높다. 적게 말하면서 많은 생각과 느낌을 일깨우고자 하는 역설적 갈래가 시다. 좋은 시란 바로 이렇듯 독자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고, 그들을 작품 안에 묶어두는 힘이 강한 작품인 셈이다.


  위의 요건들이 뜻하는 궁극은 하나다. 뜻있는 말놀이, 문화관습으로서 이르기 힘듦이 그것이다. 그 방위가 어디든 더욱 이르기 힘든 상태를 보여준 작품, 그것이 좋은 시다.



3. 강은교 시인이 말하는 좋은 시


  첫째, 장식 없는 시가 좋은 시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시적 공간만으로 전해지는 것이 시의 매력이다. 남이 하지 않는 얘기를 하되 관념이 구체화되고 형상화되었을 때 시가 될 수 있으므로 묘사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둘째, 시는 감상이 아니라 경험이다. 경험은 구체적 언어를 이끌어 내준다. 감상적인 시만 계속 쓰면 ‘나’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시는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지만 개인을 넘어서야 감동을 줄 수 있다.

  셋째,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순간엔 처음을 돌아보고 자신을, 자신이 시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신념을 갖고 시를 쓰되 남이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써야 한다. 그것이 곧 좋은 시다.

  넷째, 시는 정신적으로 전율을 느껴야만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시를 쓰려면 전율할 줄 아는 힘을 가져야 한다. 표현과 기교는 차차로 연습할 수 있지만 감동과 전율은 연습할 수 없는 부분이다. 순수한 전율을 맛보기 위해서는 시인은 남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다섯째, 자유로운 정신(Nomade)이란 정착을 싫어하는 유목민에서 나온 말로, 무정부상태, 틀을 깬 상태, 즉 완전한 자유를 의미한다. 예술의 힘, 시의 힘은 바로 이 노마드의 힘이 아닐까? 그러므로 우리는 틀을 깨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여섯째, ‘낯설게하기’와 ‘침묵의 기법’을 익혀야한다. 상투의 틀에 붙잡히지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정신으로 긴장을 살려나가야 한다. ‘시 자체’와 ‘시적인 것’은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시적인 것에만 너무 붙들려 있으면 시가 나오지 않으므로 현실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정신을 지녀야 할 것이다. 또한 침묵의 기술, 생략의 기술은 우리를 긴장시키는 힘인데 이를 익히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일곱째, 시를 쓰고, 어느 정도의 성취를 맛보려면 약간의 결핍 현상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해선 안된다. 왜냐하면 매사 풍요한 상태에선 시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4. 고재종 시인이 말하는 좋은 시


  범속한 사물과 일상 속에서 생의 의미를 들여다보고자 갈망하는 이들이야말로 시인이다. 시인의 삶의 절절한 체험이 상상력을 통한 시적 체험으로 올라서야 삶의 의미와 꿈을 담은 시가 된다. 그러므로 상상력을 잘 구사할 수 있게 하는 몇 가지 시적 전략이 중요하다.


  첫째, 발견이다. 발견이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발명과 달리 고작해야 이미 존재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수많은 삶의 편린들 속에서 시가 될 수 있는 특정한 편린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

  소재 자체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체험하는 것이더라도 발견적 상상력이라는 엄격한 시선이 시를 관장하고 있고, 또한 그 밑에 시대상황 혹은 시대정신에 대한 주제의식이 치열하게 깔려 있다면 시로서 성공한 것이다.

  독자들은 일정한 전이해(前理解)를 갖게 마련이다. 전이해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일종의 선입견으로, 동시대의 삶의 상황과, 시와 시인에 대한 기대 그리고 언어지식, 자신의 인생관 등등이 얼크러져 있는 인식의 배경이다. 한편의 시를 읽을 때 그 시에 대한 전이해가 중요한 해석의 수단이 된다. 그러나 전이해가 그대로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작품 속의 구체적 사실들의 의미를 전이해를 통하여 해명하지만, 그 부분들은 다시 이해의 틀을 수정한다. 즉, 전체의 의미는 부분들의 의미를 밝혀주지만 그 부분들의 의미는 다시 전체의 의미를 변환시킨다. 그러므로 독자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이해에 아무런 변화를 요구할 수 없는 시는 새로움이 없는 시다.

  둘째, 관찰이다. 갈망이 있을 때에야 늘 범속한 사물과 일상 속에서도 생의 의미를 들여다보고 관찰해 낼 수 있다. 관찰만 예리하게 잘 하여도 시의 절반은 이룬 셈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관찰은 시적 묘사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묘사가 없는 시가 있을 수 없듯이 관찰이 없는 묘사 또한 있을 수 없다.

  셋째, 연상이다. 사랑은 시와 흡사하다. 사랑이 시와 흡사한 것은 양자가 모두 논리의 대척점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을 때 나 아닌 또 다른 존재를 향한 갈망 또한 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 곤혹스러운, 무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예전엔 느껴 본 적도 없던 이 독특한 감정이야말로 시와 다르지 않다.

  완벽한 주관성, 타자에의 몰두, 그 어떤 언어로도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는 절망과 모색 등이야말로 시와 사랑의 교차지점이다. 이 모든 독특한 갈망들을 연상은 너끈히 감당한다. 연상이야말로 의미를 은폐하고 세계를 자신의 내부로 끌어들이는 유효한 방법이며 모든 세계를 한 곳으로 끌어 모으는 힘이다.

  넷째 투사이다. 주체는 반드시 주체의 관점을 통해서 대상을 바라본다. 그 관점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럼에도 그 주관은 삶의 본질을 날카롭게 가로지르는 주관이자, 어떤 객관적인 언술로도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향해 비약하는 주관이다. 심정적 깨우침을 안겨주는 이 주관을 가틍케 하는 힘을 투사라고 한다. 투사는 또 직관력을 절대로 필요로 한다.

  다섯째, 유추이다. 시란 다른 질서 안에서 존재하는 사물을 자신의 질서로 바라보는 것이다. 타자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혹은 자신의 질서 안으로 타자를 끌어들이는 시적 관계 양상을 유추라고 명명할 수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삶을 배운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두 상징이 얼마나 엄밀히 조응하는가에 따라 유추의 효과는 그 빛을 발한다. 일반적으로 유추를 통해 획득되는 시적 인식은 계몽적이거나 풍자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그러나 시가 문제 삼는 삶은 특정한 삶이지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추상으로서의 삶이 아니기 때문에 시가 어떠한 삶을 풍자하거나 외경스러워하는지를 무엇보다 명료하게 인식해야 한다.

  여섯째, 전복이다. 현상을 통해 현상의 이면에 숨죽이며 떨고 있는 본질을 드러내는 사유의 힘, 그것이 꿰뚫어보는 상상력이며 뒤집어보는 상상력이며, 일체의 허위를 전복하는 상상력이다.

  뒤틀린 현실을 전복하고자 할 때 전복적 상상력은 비판적 세계인식을 드러내는 유효한 무기가 된다. 따라서 이것은 앞의 발견적 상상력과 함께 리얼리스트들의 중심적인 상상력을 형성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시적 상상력의 개진 방식들은 사실 추상화되어 있다. 한 편의 시는 모름지기 단 하나의 주도적인 상상력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섬세한 발견과 관찰, 날카롭게 대상의 본질을 길어 올리는 투사와 유추, 분리된 것을 결합하는 연상과 현실을 부정의 눈으로 확인하는 전복의 상상력들은 사실 한 편의 시에 긴밀하게 어우러져 있다. 상상력들은 동일한 깊이로 시적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인 상상력이 전면에 배치된 채 여타의 상상력들은 후경에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시적 상상력을 통해 시를 읽고, 나아가 시를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틀의 이면에 잠복해 있는 시정신이 더욱 소중한 것이다.



5. 신경림시인이 말하는 좋은 시


  첫째, 현실의 삶이 뿌리 깊이 박힌 시가 좋은 시다.

  둘째, 시로써 사람 사는 세상에 보다 나은 역할이 있어야 한다.

  셋째, 우리의 좋은 것을 드러낼 수 있는 우리만의 목소리여야 한다. 우리 문화를 지키는 역할도 필요하다.

  넷째, 남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만지지 못하는 것을 찾아 써야 한다.

  다섯째, 시를 통해 나 자신과 대화하고 나 자신을 탐구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시를 읽으면 만져지고 느껴지는 분명하고 선명한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일곱째, 좋은 독자가 먼저 되어야 한다. 좋은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시도 예외가 있을 수 있고, 느낌으로 느끼는 시, 설명할 수 없지만 좋은 시도 있을 수 있다.



6. 정민 교수님이 말하는 좋은 시


  좋은 시란 운문으로서의 운율적 요소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이미지와 새로운 인식 내용을 보여주는 작품 일 것이다.


  첫째, 시인은 시 속에서 벌써 다 말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이런 사실을  하나도 표현하지 않는다. 좋은 시 속에는 감춰진 그림이 많다. 그래서 읽는 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살찌워 준다.

  둘째, 시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지 않는다. 사물을 데려와 사물이 대신 말하게 한다. 즉 시인은 이미지(형상)를 통해서 말한다. 한편의 시를 읽는 것은 바로 이미지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일과 같다.

  셋째, 시 속에 시인의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아무리 표현이 아름다워도 읽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 겉꾸밈이 아니라 참된 마음이 깃든 시를 써야한다.

  넷째, 시에서 하나하나 모두 설명하거나 직접 말해 버린다면 그것은 시라고 할 수 없다. 좋은 시는 직접 말하는 대신 읽는 사람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 하나의 사물도 보는 방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사물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시는 어떤 사물 위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이다.

  여섯째, 사물 위에 마음 얹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시는 우리에게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시인은 사물을 관찰하며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일곱째, 좋은 시는 남들이 생각한 대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좋은시이다. 시인은 사물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사람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든다. 그래서 사물을 한 번 더 살펴보게 해 준다. 시는 사물이 시인에게 속삭여 주는 이야기를 글로 적은 것이다.

  여덟째, 위대한 예술은 자기를 잊는 아름다운 몰두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훌륭한 시인은 독자가 뭐라 하든 자신이 몰두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친다. 우리가 쉽게 읽고 잊어버리는 작품들 뒤에는 이런 보이지 않는 고통과 노력이 담겨 있다.

  아홉째, 시는 그 사람과 같다. 시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다 드러난다. 사물을 보며 느낀 것은 사람마다 같지 않다. 그 사람의 품성이나 생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래서 말을 조심하고 행동을 가려서 할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열째, 시 속에서 시인이 일부러 분명하게 말하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읽는 사람은 이렇게 볼 수 있고 저렇게도 볼 수 있다. 모호성이라 할 수 있으며 다의적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하게 다 말해 버리고 나면 독자들이 생각할 여지가 조금도 남지 않는다.

  열한번째, 직접 말하는 것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시 속에서 시인이 말하는 방법도 이와 같다. 말하지 않고 조금만 말한다. 그리고 돌려서 말한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대신 스스로 깨닫게 한다. 마음이 고이는 법 없이 생각과 동시에 내뱉어지는 말, 이런 말속에는 여운이 없다. 들으려고는 않고 쏟아 내기만 하는 말에는 향기가 없다. 말이 많아질수록 공허감은 커져만 간다. 무언가 내면에 충만하게 차오르는 기쁨이 없다.

  열두번째, 시에서는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소중하다. 한 글자가 제대로 놓이면 그 시가 살고, 한 글자가 잘못 놓이면 그 시가 죽는다. 훌륭한 시인은 작은 표현 하나가 가져오는 미묘한 차이도 놓치지 않는다.



7. 이건청 교수님이 말하는 좋은 시


  첫째, 상상력과 감수성이 긴장 상태에 있어야 한다.

  둘째, 표현에 대한 사무치는 욕구가 내재해야 한다.

  셋째, 표현 욕구의 정점을 표현할 최초의 말이 있어야 한다.

  넷째, 표현욕구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체험과 연결되어야 한다.

  다섯째, 표현 욕구를 대신할 형태를 찾아야 한다.

  여섯째, 형태를 이룰 말들이 적절하고 최선의 것이어야 한다.


  다양한 상상, 이질적인 대상들을 통합해보는 돌발적인 상상, 층위가 넓은 사유,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상상을 할 수 있어야 좋은 시를 쓸 수 있다. 일상과 타성으로부터의 탈출이 필수적이다.


  좋은 시가 되기 위해서는 제목도 매우 중요하다. 독자를 작품속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표제가 좋은 표제이다. 표제는 시 구조의 키 워드이며 구조를 심화시키고 완결시키는 것이다. 표제와 내용은 가급적 의미의 층위가 먼 것으로 선택되어, 독자가 시를 읽어가면서 ‘알아차리기 효과’나 ‘충격효과’를 통해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시론 >

 

 

  심상


Ⅰ. 심상의 정의

- 리듬과 함께 시의 대표적 구성원리인 이미지는 언제나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고 사물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불러  일으킨다.

- 시는 이미지를 통하여 추상인 의미를 전달하며, 이미지는 관념과 사물이 만나는 곳이다.

- 이미지는 심리학적 현상인 동시에 문학적 현상이다.

- 문학적 용법으로서의 이미지의 정의

  ① 이미지는 축자적 묘사에 의하건, 인유에 의하건, 또는 비유에 사용된 유추에 의하건 간에 한편의 시나 기타 문학 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감각, 지각의 모든 대상과 특질을 가리킨다.  

  ② 더욱 좁은 의미로 이미지란 시각적 대상과 장면의 요소만을 가리킨다.

  ③ 가장 일반적으로 비유적 언어. 특히 은유와 직유의 보조관념을 가리킨다. 최근의 비평은 이런 의미에서 시의 본질적 구성 요소로서, 그리고 시의 의미와 구조와 효과를 분석하는 중요한 단서로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Ⅱ. 심상의 기능

- 이미지는 의미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우리는 개개의 독립된 형태로서의 이미지나 또는 유기적으로 전후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 형태로서의 이미지를 숙고함으로써 주제를 추적할 수 있다. 이미지분석을 통한 이런 의미의 추적을 지수비평, 상징비평, 또는 주제비평이라고 한다. (여기서 지수란 시에서 의미의 유형이나 반복되는 개념, 관념, 정서, 태도 등을 가리키는 이미지를 말한다.)

- 이미지분석을 통해 시의 의미를 추적할 때 시의 의미는 세 가지 측면을 지닌다.

  시인이 원래 작품 속에 표현하고자 한 의도적 의미와 작품 속에 표현된 실제적 의미, 독자가 해석한 의의가 그것이다.

- 시에서 관념은 결코 주인공이 아니며 작품의 한 요소일 뿐이다. 관념은 정서를 내포하고 정서도 관념을 내포하는 이런 관계가 모든 시의 근본이다. 시의 통일성과 동일성의 한 측면을 위해 시인은 언제나 사상과 감정이 융합되어 있어야 한다.

- 이미지는 정서환기의 구실을 한다. 지시적 기능의 수단이던 이미지가 정서를 환기할 때 이미지는 자립성과 독립성을 획득한다.


Ⅲ. 심상의 선택원리

- 정서는 원래 주관적이며 개인적이기 때문에 이미지가 환기하는 정서는 신선감을 준다.

- 이미지의 선택은 자의적이 아니라 시인이 표현하고자 한 주관적 정서에 좌우된다. 정서는 ‘이미지 선택’의 원리며 정서는 한 편의 시에 선택된 여러 이미지들을 동일화하고 통일시킨다.


Ⅳ. 심상의 종류

(1) 절대적 심상과 상대적 심상

- 표상하는 대상과의 관계에 따른 분류

  ․상대적 심상 : 대상을 가진 시의 이미지. 윤리 도덕이나 진리를 비롯한 삶의 모든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거나 객관적 대상을 재현한 모방론적 심상.

  ․절대적 심상 : 이미지와 장면의 연결에 논리성이 없고 이미지 그 자체가 사물이 됨.

⇒ 현대시의 이미지는 관념 표출의 수단이나 대상의 재현적 수단이 아닌, 자립성의 절대적 심상으로 지향하고 있다. 이것은 이미지의 비논리적인 돌연한 결합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 정신적 심상

- 언어에 의해 우리의 마음속에 떠오른 감각적 이미지.

- 정신적 이미지의 분석이 지닌 이점

시인들이 어떤 감각적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독자들도 시의 여러 감각적 이미지를 체험함으로써 각기 자기의 기호의 편협성을 벗어나 감각 영역을 넓힐 수 있다.

교육적 가치로서 시의 감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 정신적 이미지의 분석이 지닌 단점

① 독자에 따라 각기 다른 감각으로 수용되어 시 해석에 상대주의의 폐단을 가져온다.

② 우리의 시적 체험을 감각적인 것에만 국한시키는 단순화를 가져오기 쉽다.

③ 시의 이미지는 축어적인 것, 비유적인 것, 상징적인 것 등 여러 가지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차이를 간과한 나머지 시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


 

  비유


Ⅰ 동일성의 원리

- 비유는 이질적 두 사물의 결합양식으로 수사적 용어를 사용하면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결합이 비유다.

- 시경의 3대 수사법, 부(賦) 비(比) 흥(興)

① 부: 비유하지 않고 사물을 “바로 진술하는”것.

② 비: 한 사물을 다른 사물에 견주는 것. 직유.

③ 흥: 좋은 점을 비유한 것으로 다른 사물을 끌어와서 자신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 은유나 상징.

- 비유의 근거는 유추, 즉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이나 연속성에 있다. 두 사물의 동일성에 의하여 비유는 성립된다.

- 비유의 동기는 인간의 마음과 외부 세계를 결합하여 동일화 되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비유적 언어는 가장 시적인 언어이며 시의 대표적 장치가 된다. 비유는 차이성 속에 유사성을 필요 충분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 상상력은 추상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 보편적인 것과 특수한 것, 자아와 세계, 사상과 감정 등 모든 대립되는 짝들을 포괄하고 융합하는 종합의 능력으로 비유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비유의 문법적 단위인 원관념과 보조관념은 반드시 어느 일방이 추상적인 관념이 되어야 하거나 구체적인 감각이 되어야 하는 법은 없다. 실제로 비유에 있어 중요한 것은 두 사물의 결합에서 일어나는 의미론적 변용이다. 비유는 원래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Ⅱ. 치환원리와 시적 인식

- 은유는 명명행위이고 명명행위는 인식의 행위다.

- 아리스토텔레스: 미지의 것은 이해하기 위하여 이것은 인지의 것으로 바꾸어 부르는 명령의 ‘전이양식’으로 은유를 파악. 은유는 ‘전이’이고 전이는 유추 곧 유사성.

- 휠라이트: 아리스토텔레스의 은유개념을 치환은유란 용어로 기술.

- 치환은유의 세 가지 형태

  ① 단순 은유: 하나의 원관념에 하나의 보조관념이 연결.

  ② 확장 은유: 하나의 원관념에 두 개 이상의 보조관념이 연결.

  ③ 액자식 은유: 은유 속에 은유가 들어 있어 이중 삼중의 현상.

- 은유가 중요한 것은 은유가 서로 다른 사물들이 비교됨으로써 우리에게 충격적 인식을 주는 점이다. 충격적 인식을 위해서 또 하나의 은유 원리가 필요하다. 휠라이트는 또하나의 의미론적 변용작용을 병치은유라고 기술한다.


Ⅲ. 병치은유와 존재의 시

- 휠라이트는 병치은유를 병렬과 종합을 통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은유의 한 형태라고 하였다.

- 조합 : 치환은유처럼 사물들 사이에 유사와 등식 같은 상호 모방적 인자가 있는 것과는 달리 서로 다른 사물들이 당돌하게 병치됨으로써 빚어지는 ‘새로운 결합’의 형태.

- 치환 은유가 전통은유라면 병치은유는 새로운 은유형태가 된다. 휠라이트는 병치는 예술을 독자적이게 하는 일상적이고 논리적 의미를 배제하는 원리임을 시사했다. 자연이 현실의 모방이든 관념의 묘사든 또는 선행예술의 모방이든 모든 모방적 요소가 있을 때는 치환적 요소가 있다.

- 치환은 의미의 예술이게 하지만 변이는 무의미의 예술이 되게 한다. 장면과 장면, 이미지와 이미지의 연결이 우리의 일상적 감각을 벗어나고 있는 병치는 모더니즘의 주된 기법이 되어 있다. 치환은유의 시는 ‘의미의 시’가 되고 병치은유의 시는 ‘존재의 시’가 되는 셈이다. 의미심장한 은유에서는 이 두 요소가 요청된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Ⅳ. 비동일성의 원리

- 현대시에는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이 아예 없는 것을 선택하여 억지로 결합시키는 경향을 띠어간다. 기상이나 절연의 시가 좋은 예이다.

-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사이에는 일종의 ‘힘의 긴장’이 흘러야 하는데 이 긴장은 두 사물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고조된다. 보조관념이 유사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원관념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는 돌연한 결합에서 ‘놀람’의 시적 긴장을 느낀다.

- 오르테가는 현대 예술의 가장 두드러진 경향을 비인간화라고 진단하였다. 오르테가의 은유론은 치환은유와 정면으로 대립된다. 동일성이 아니라 비동일성 즉 차이성이 은유의 원리가 되어 있다. 비인간화란 인간적 시점의 배제고 현실의 배제다. 배제는 실재를 왜곡시키거나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어떤 추상성을 보여준다.

-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시의 은유에서 도피의 원리를 가져왔다면 이 도피의 다른 한 양상은 대결이 된다. 현대시는 의도상으로 보면 현실과의 ‘대결’의 시가 되며 도피나 대결의 원리 속에서 성립한다. 보조관념과 만날수록 원관념인 ‘나’는 점점 현실의 인간과는 다른 익명의 존재로 추상화된다. 당돌한 결합만큼 대립, 갈등의 이질성을 뚜렷이 느낄 수가 있는 데 이런 은유의 형태는 대상의 재현이 아니라 시의 세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징적 질서다.


Ⅴ. 근본비교와 연속성

- 시의 이미지는 전후 문맥에서 그 의미가 결정되며 문맥의 파악이 필수적이다.

- 시는 하나의 이미지보다 여러 개의 이미지로 문맥을 형성한다.

- 근본비교란 한 작품에서 다른 모든 비교들을 성립시키는 토대가 되는 비유다. 어떤 두 사물을 근본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여기서 다른 비교들이 파생되는 것이다.

  어떤 작품에서는 각기 상이한 이미지들의 병치나 한 패턴이 이미지들이 중단되어서 다른 패턴이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다시 원래 패턴의 이미지들로 되돌아가는 문맥이 있다. 이미지의 불연속성에 의해 형성되는 문맥이다.


 

  상징


Ⅰ. 상징의 정의

- 어번의 언어발달 과정 분류

  ․사실적 단계: 원시인이나 아이들의 언어처럼 대상을 흉내 내고 묘사하는 언어.

  ․유추적 단계: 비유적 언어의 용법.

  ․상징적 단계: 언어의 가장 높은 형태.

- 어원적 의미로 보면 상징은 기호로서 다른 어떤 것을 ‘대신하는’기능을 수행하는 것인데, 이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의미이다.

  문학적 용법으로서의 상징은 일반적 의미의 기호나 제도적 상징이 아니라 내적 상태의 외적 기호다. 

- 불가시적인 것(원관념)을 암시하는 가시적인 것 (보조관념)

   

Ⅱ. 상징의 성격

(1) 상징의 동일성

- 상징에 있어서 개념(원관념)과 이미지(보조관념)는 동시적이고 공존적이어서 두 요소는 분리될 수 없이 일체가 되어 있다. 이것이 상징의 본질적 성격으로서의 동일성(일체성)이다.

- 관념과 이미지가 일체화되어 있는 상징의 동일성은 암시성, 다의성, 입체성, 문맥성 등을 하위 속성으로 지닌다.


(2) 암시성

- 상징의 존재 양식이 본래적으로 원관념이 숨고 보조관념만 제시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징은 감춤과 드러냄의 양면성을 필연적으로 지닌다.

- 암시성은 되도록 무엇인가를 감추려 하는 시의 특성이며 이것은 상징의 이 양면성에 처음부터 내재되어 있다.

- 상징은 감춤의 성질만도 아니고 드러냄의 성질만도 아니다. 상징이 ‘반투명성’으로 정의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시의 리듬은 상징의 암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언어는 형식인 소리와 내용인 의미가 일체화되어 있는데 상징주의의 순수시는 언어로부터 의미를 떼어버리고 언어의 소리로써만 예술적 효과를 나타내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극단적인 예다.


(3) 다의성과 알레고리

- 상징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레고리와 구별된다. 알레고리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가 1:1이지만 상징은 多:1이다.

- 알레고리는 역사적, 시대적 삶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되므로 미적 가치보다 당대의 삶의 문제에 더 무거운 가치를 두며, 교훈적 성격을 띠고 있다.

- 알레고리는 작품 밖의 비문학적 의미의 구성을 명백히 요구한다. 그래서 알레고리는 한 개의 보조관념이 한 개의 원관념을 환기한다는 그 본질이 시사하듯이 단순성의 문학이다.

- 상징은 우리의 상상과 지적 추리를 확대, 심화시키고 우리의 삶을 다양하게 하는 기능을 지닌다.

(4) 입체성

- 상징이 관념이나 정서와 같은 추상적인 것과 감각적 이미지의 구체적인 것의 일체라는 데 입체성이 배태된다. 

- 수직조응과 수평조응이 상징의 동일성으로서의 입체성을 구현한다.

  ․상하조응: 시의 깊이를 가져옴. 인간의 영혼과 물질의 결합.

  ․수평조응: 자연(물질)에 대한 공감각적 반응. 시의 다양성을 가져옴


(5) 문맥성

- 상징은 고립적이고 자율적인 것이 아니라 전후 문맥에 의해 달라지고 탄생된다.

- 일반적인 심상이나 비유는 시의 부분에 작용하는 기능을 가진 데 반해 상징은 작품 전체에 작용하는 기능을 가진다.


Ⅲ. 상징의 종류

(1) 개인적 상징

- 어떤 하나의 작품 속에만 있는 단일한 상징이나 어떤 시인이 자기의 여러 작품에서 특수한 의미로 즐겨 사용하는 상징.

- 개인이 특수한 의미를 부여한 상징이므로 보편성이 없고 난해할 수 있다.

(2) 대중적 상징

-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상징. 시인의 시적 개성은 확대되어 객관성을 띤다.

- 인습적 상징, 제도적 상징, 자연적 상징, 알레고리성 상징, 문학적 전통의 상징, 종족 문화적 상징. 


(3) 원형적 상징

- 원형: 역사나 문학, 종교, 풍습 등에서 수없이 되풀이 된 이미지나 화소(motif)나 테마다.

  또한 인류에게 꼭 같거나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런 반복성과 동일성이 원형적 상징의 본질적 속성이다.

- 문학의 원형연구에 도움을 주는 보조과학

① 프레이저를 중심으로 한 비교인류학파의 이론: 원형을 여러 가지 제의를 통해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물려주는 사회적 현상으로 기술.

② 융을 중심으로 한 심층 심리학: 신화를 정신 현상의 투사로 보고 원형을 인간의 정신구조에서 찾는다.

- 신화의 의의

  인간과 자연과 신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며 사상과 감정이 미분화된 상태의 삶의 세계를 보여줌(공통체성의 심원한 의미).

  동일한 것의 영원한 반복이라는 통시적 동일성의 감각을 현대인에게 전달.

(a) 원형적 이미지

- 많은 작품이 되풀이되어 나타나며 모든 인간에게 유사한 의미나 반응을 환기시키는 심상.

- 어떤 한 작품의 개별적 의미나 정서를 초월.

- 가령, 원형적 이미지로서의 물은 창조의 신비, 탄생, 죽음, 소생, 정화와 속죄, 풍요와 성장의 상징.

(b) 원형적 모티프

- 모티프: 화소. 이야기의 알맹이.

- 원형적 모티프에는 창조, 영원 불사, 영웅의 원형(탐색, 입문, 속죄양)등이 있다.

(c) 융의 원형

- 인간의 정신구조 안에서 원형을 찾았는데 그에 의하면 인간이 타고난 정신의 세 가지 구성요소는 그림자, 영혼, 탈(persona)이다.

  ․그림자: 무의식적 자아의 어두운 측면, 열등하고 즐겁지 않은 자아의 측면, 문학에 악마로 투사됨.

  ․영혼: 인간의 내적 인격, 내적 태도로서 인간의 자신의 내부세계와의 관계를 맺는 자아의 한 측면.

  ․: 인간의 인격외적 태도로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는 자아의 한 측면.


 

  퍼소나


Ⅰ. 개성론과 몰개성론

- 개성론: 화자를 시인과 동일시, 고백적이며 자전적.

- 몰개성론: 화자를 시인과 별개로 봄. 허구적, 극적.

- 시인은 작품 밖에 존재하지만 화자는 작품 안에 존재. 화자를 시인과 구분할 때 퍼소나라 부른다.

- 퍼소나: 배우의 가면을 의미하는 라틴어 퍼소난도에서 유래한 연극용어. 형식적임을 강조. ‘작품 속의 시인’은 시인의 경험적 자아가 시적 자아(퍼소나)로 변용, 창조된 것. 시의 화자를 실제의 시인과 구별되는 퍼소나로 부름으로써 결국 시도 하나의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예술성을 강조함.


Ⅱ. 시점선택

- 시인은 효과를 위해 화자를 선택해야 하는데 화자의 선택은 시점의 선택이다. 시인은 시적 상황에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야 하는데 퍼소나라는 장치는 여러 수사적 목적에 기여한다.

- 시의 화자는 작품에서 불변하는 것이 보통. 발전할 수 있으나 전연 딴 인물은 되지 않는다. 따라서 퍼소나라는 화자는 작품의 통일성에 기여한다.

- 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실제 개성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때문에 객관성에 기여한다.

- 시인이 취급하는 제재가 시적 상황에 알맞는 가장 흥미있고 적절한 인물의 눈을 통해 제시되기 때문에 화자는 관점의 적절함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한다.

- 화자가 갈등의 요소를 내포한 특수한 상황 속의 구체적 개인이며 세계의 어떤 양상에 반응하는 인물로서 작품 속의 청자로 하여금 자기처럼 반응하게 하거나 적어도 그런 반응을 이해하도록 자극하는 인물로 제시되기 때문에 극적 긴장특수성에 기여한다.

- 퍼소나의 선택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로 제한을 받는 데 하나는 독자의 기대에 의해 제한되고, 다른 하나는 시인 자신의 선택에 의해 제한된다.

- 퍼소나를 통시적으로 개관해 볼 때 그 당대의 관습이나 가치관, 세계관들을 구별해 낼 수 있고 퍼소나들의 유형화도 가능해진다.

  

Ⅲ. 시점의 여러 유형

① 시의 가장 일반적 형태로서 일인칭 화자가 어떤 체험을 겪으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형태.

② 체험과 발화가 동시적인 유형과는 달리 화자가 체험을 겪고 난 뒤. 어느 한 시점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경우.

③ 서정적 표현이 시인이 아닌 어떤 특정한 인물의 입을 통해 이뤄지는 유형. 시인이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시세계 속에 존재하는 인물의 입장이 되어 그 인물이 발화하는 형태.

④ 화자가 체험의 한 부분이 아니고 시세계 밖에서 시세계를 진술하는 유형. 타인의 체험을 진술함.


Ⅳ. 화자와 청자의 관계

(1) 표면에 나타난 화자와 청자

- 화자와 청자가 작품의 표면에 다 나타나는 경우.

(2) 현상적 화자

- 현상적 화자만이 나타나는 경우.

- 언어의 표현기능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화자의 주관적 정조를 나타내는 데 아주 적합하다. 청자는 숨어 있고 현상적 화자만이 존재하는 이런 유형은 유난히 독백적 표현, 엿들어지는 독백이라는 서정성을 느끼게 한다.

(3) 현상적 청자

- 현상적 청자만이 나타나는 경우.

- 청자 지향이 필연적인 것이기 때문에 화자의 어조는 명령, 권고, 요청의 강렬한 목소리를 띤다.

(4) 나타나지 않는 화자와 청자

- 전달에 치중한 보고 형식의 서술이 됨.

- 독백적 표현 양식의 서정시가 대상과의 거리가 부족한 경향에 비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묘사하는 객관성을 띤다.

- 객체에 주체의 주관적 개입이 지나치게 배제된 극단적 이미지즘의 물질시나 인간적 감정이나 의미를 배제한 비인간화의 시의 경우 화자의 정체를 좀처럼 인식할 수 없다.


Ⅴ. 객체아와 자기풍자

- 융의 퍼소나: 심리학적 개념. 외부세계와의 관계를 가지는 자아의 기능.

               인간이 세계에 적응하는 개인적 체계이며 세계를 처리하는 태도.

               세계에는 적응하지만 진정한 자아와는 대립함.

- 퍼소나 자체는 자아분열을 하는데 이를 주체아(I)와 객체아(me)로 기술한다.

  ․객체아: 타인들의 태도와 역할로써 구성. 외부로부터 주어진 인격이며 사회적 경험을 반영. 인간으로 하여금 공동체 구성원이 되게 하고 관습적이고 인습적인 인간이 되게 함. 타인, 공동체에 대한 반응. 현대시는 객체아를 자기기만과 불성실의 문제적 개인으로 제시한다.

  ․주체아: 객체아에 반응하는 자아. 이미 행동한 자아(객체아)를 반성하는 자아. 때로 상황의 요구에 반대되며 인간을 독자적이게 하고 비인습적 인간이 되게 한다.




< 결론 >


  좋은 시란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수업자료를 바탕으로 시인들, 교수님들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이미지, 비유, 상징, 퍼소나의 이론도 살펴보았다.

  위에서 본 좋은 시라고 명명하는 기준은 각기 다르지만, 그들이 말하는 좋은 시는 결국 일치할 것이다.

  이미지, 비유, 상징, 퍼소나 등의 시의 요소와 시인 자신 또한 좋은 시를 쓰기 위해 갈고 닦아야 할 것들이겠지만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시를 이룰 때 그 조화 여부가 좋은 시의 여부를 결정한다고 본다.

  위의 좋은 시에 대한 글이나 이론에서 나타나듯이 부분부분이 훌륭해도 전체가 이상할 수 있고, 그다지 놀랍거나 감동을 주는 요소가 없어도 좋은 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위의 이론들은 좀 더 나은 요소를 갖추는 데 도움을 주고, 그것은 좋은 시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해 줄 것이다.

 

 

출처 : 시와산문 그리고 시와녹색
글쓴이 : 이충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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