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0/10 3

나는 상상한다, 고로 살아간다

나는 상상한다, 고로 살아간다중앙일보입력 2024.10.08 00:39업데이트 2024.10.08 10:26불행을 건너가는 법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어느 날 도로에 바위가 굴러 내려와 당신 차를 전복시킬 수 있다. 어느 날 음주운전 차량이 길가에 서 있는 당신을 덮칠 수 있다. 어느 날 광인이 소파에 앉아 있는 당신에게 다가와 도끼를 휘두를 수 있다. 그것이 이 세계다. 운이 좋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고, 또 그러기를 바라지만, 운이 나쁘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것이 이 세계다. 이 사태에 원인이 없을까. 그럴 리가 있나. 원인은 있다. 다만 그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이고, 게다가 이리저리 중첩되고 굴절된 원인들이다. 따라서 그 모든 원인들과 그 원인들의 상호작용을 충분히..

김영민 칼럼 18:09:49

삶의 무게가 힘겨울 때면 찾아가 쉬고 오는 참 좋은 느티나무

[나무편지] 삶의 무게가 힘겨울 때면 찾아가 쉬고 오는 참 좋은 느티나무  ★ 1,254번째 《나무편지》 ★   찾아볼 나무가 많아 머뭇거림 없이 ‘나무 답사 1번지’라고 이야기하는 충북 괴산에 다녀왔습니다. 괴산은 이른 봄부터 한겨울까지 사철 내내 찾아볼 큰 나무가 참 많습니다. 문화재(아, 참! 이제는 ‘자연유산’이라고 불러야 하겠습니다만)로 지정한 나무는 물론이고, 산림청 보호수로 지정한 나무를 비롯해 길을 가다 저절로 만나게 되는 그냥 그저 그런 나무들까지도 하나하나가 정겹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한 고장입니다. 물론 개인적 경험에 따른 주관적 생각이겠지만, 괴산은 그 이름에서부터 나무를 답사하는 데에 첫손에 꼽을 만한 곳이입니다. 괴산을 찾게 되면 언제나 제일 먼저 찾게 되는 나무가 오늘 《나무..

타인의 슬픔.1

타인의 슬픔.1    문득 의자가 제 자리에 주저앉았다그 의자에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으므로제 풀에 주저앉았음이 틀림이 없다견고했던 그 의자는 거듭된 눌림에도고통의 내색을 보인 적이 없으나스스로 몸과 마음을 결합했던 못을 뱉어내버린 것이다 이미 구부러지고 끝이 뭉툭해진 생각은쓸모가 없다다시 의자는 제 힘으로 일어날 수가 없다태어날 때도 그랬던 것처럼타인의 슬픔을 너무 오래 배웠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