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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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지학 爲己之學의 詩

시 5편 매화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이제사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향기가 짙어야 꽃이고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그 시절 지나고꽃이 아니어도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바람 스치는 인연에도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피는 꽃만 꽃인 줄 알았더니지는 꽃도 꽃이었으니두 손 공손히 받쳐 들어당신의 얼굴인 듯혼자 마음 붉히는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바람과 놀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들이 더 많이 살고 있는고향으로 갑니다어느 사람은 서쪽으로 흘러가는 강이냐 묻고어느 사람은 죽어서 날아가는 먼 서쪽 하늘을 그리워합디다만서천은 에둘러 굽이굽이 마음 적시고꿈을 입힌 비단 강이어머니의 품속 같은 바다로 잦아드는 곳느리게 닿던 역은 멀리 사라지고역 앞 허름한 여인숙 어린 종씨는어디서 늙고 있는지누구에게 닿아도 내력..

봄망초

[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계란프라이’ 닮은 꽃… 개망초와 달리 줄기 속 비어 있죠봄망초김민철 기자입력 2024.05.13. 03:00   요즘 공터 등에서 흰 꽃잎에 가운데는 노란색을 띤 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개망초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요즘 피는 것은 대부분 봄망초로, 개망초와는 약간 다릅니다.                                  봄망초에 꽃이 피어 있는 모습. 봄망초는 4월부터 6월까지 꽃을 피워요. /김민철 기자먼저 개망초는 국화과 두해살이풀이에요. 두해살이풀은 가을에 싹을 틔워 잎을 만들고 그 상태로 겨울을 보낸 뒤, 봄이 오면 꽃과 열매를 만드는 식물을 말해요. 개망초 이외에도 냉이, 애기똥풀 등이 ..

지리산 깊은 골을 지켜온 민족의 기상… 소나무 중의 소나무

[나무편지] 지리산 깊은 골을 지켜온 민족의 기상… 소나무 중의 소나무  ★ 1,231번째 《나무편지》 ★   민족의 영산 지리산 깊은 골에서 긴 세월 동안 민족의 기상을 지키며 서 있는 큰 소나무가 있습니다. 〈지리산 천년송〉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자연유산 천연기념물에 지정돼 있는 근사한 소나무입니다. 이 소나무 이야기는 지난 4월30일의 《경향신문》 칼럼 〈고규홍의 큰 나무 이야기〉에 소개했기에 우리 《나무편지》에서 다시 중복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짧은 분량에 작은 사진 한 장으로 제한돼 있는 《경향신문》 칼럼에는 온전히 이 나무를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오늘의 《나무편지》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경향신문》 칼럼은 제 홈페이지 〈솔숲닷컴〉의 ‘COLUMN’ 게시판에서 ..

괘불: 조선 불교의 ‘재미’

[신문은 선생님] [뉴스 속의 한국사] 야외 법회 때 거는 초대형 부처 그림… 불교 대중화 이끌었죠괘불: 조선 불교의 ‘재미’유석재 기자기획·구성=오주비 기자  ‘부처님오신날’을 사흘 앞둔 지난 12일에 열린 연등놀이 행사에서 ‘뉴진’이란 법명을 가져 ‘뉴진스님’으로 불리는 개그맨 윤성호씨가 신나는 불교 음악으로 디제잉 공연을 선보이고 있어요. /뉴시스 요즘 “불교가 힙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힙하다’는 것은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이라고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은 설명합니다. 영단어 ‘힙’(hip)은 유행에 밝다는 뜻입니다.‘힙한 불교’의 대표적인 예로 소개되는 것이 바로 ‘뉴진스님’의 디제잉 공연이죠. 디제잉은 디제이가 음악을 틀어 놓고 음반의..

유물과의 대화 2024.05.16

큰일 났다! 책을 안 읽는 세상

큰일 났다! 책을 안 읽는 세상중앙일보입력 2024.05.16 00:32업데이트 2024.05.16 01:00     박석무 다산학자, 우석대 석좌교수18년의 귀양살이, 전라도의 땅끝 강진이라는 바닷가 고을에서 모진 고통을 겪으며 세월을 보낸 다산 정약용. 고향에 두고 온 두 아들에게 수많은 편지를 통해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었다. 역적죄인으로 유배 사는 아버지 때문에 집안은 폐족이 되어 출셋길이 막힌 불행한 가족이었다.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져 하마터면 좌절할 수도 있는 아들들,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해 편지를 통한 가르침을 계속하였다.“짐승이 안 되려면 책 읽어야”유배지 다산이 아들에게 당부출판사·문인들 어려움 걱정돼독서인이 없으면 미래도 없어나는 오래전에 아들..

오월의 의미

오월의 의미 나호열 오월이다.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오월의 달력에는 빼곡하게 기념일이 적혀 있다. 오월 초하루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해서 어린이날 (5일), 어버이날(8일), 입양의 날(11일), 부처님 오신 날, 가정의 날, 스승의 날(15일), 5.18 민주운동기념일(18일), 성년의 날(20일), 부부의 날(21일), 방재의 날(25일), 바다의 날(31일) 까지 기념해야 하는 날들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날까지 지정해서 기념을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개인을 떠나 사회구성원으로서 잊어서는 안되는 고급한 가치를 상기하고 그 가치를 실행에 옮기자는 뜻이 아니겠는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이상향 즉, 분쟁과 미움이 없는, 사람다움이 행해지는 사회를 일구어보자는 염원이 이렇게 수많은 ..

흑산도 옆 영산도

하루 50명만 허락하는 ‘섬 중의 섬’ … 느린 트레킹·해상유람 ‘쉼 속의 쉼’[박경일기자의 여행]문화일보입력 2024-05-16 09:16업데이트 2024-05-16 09:44영산도 선착장 옆 당산을 끼고 올라가면 목제 덱으로 만든 전망대가 있다. 영산도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자리다. 전망대 너머로 마을과 둥글게 휜 해안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동남아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옥색 물빛이 인상적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20가구만 사는 ‘명품 섬’… 흑산도 옆 영산도‘명품마을’ 거듭난 계기24년전 태풍탓 우럭양식 피해섬 활성화 위해 국립공원 편입관광객 총량 정하고 상품 개발트레킹·해상투어 명소선착장옆 당산 끼고 올라가면마을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코끼리 바위’ 석주대문 압도적구멍 사이로 24t 배 드나들어해..

왕비 민씨와 흥선대원군… 그 사진들의 진실

‘합성사진’ 속 여자가 왕비요, 마고자 차림 남자가 대원군이라는데…[박종인 기자의 ‘흔적’][아무튼, 주말]왕비 민씨와 흥선대원군… 그 사진들의 진실박종인 선임기자입력 2024.05.11. 03:00업데이트 2024.05.12. 10:26   고종비 민씨는 문제적 인물이다. 그녀를 명성황후라고 부르면 민족적이라고 하고 민비라고 부르면 친일적이라고 한다. 왕비 민씨는 존경을 받기고 했고 증오의 대상이기도 했다. 1882년 임오군란을 일으킨 왕십리 하급 군인들은 “한 사람만 골라 처치하고 나머지 민씨들을 다 죽인다(區處一人盡殺諸閔·구처일인 진살제민)”고 선언했다.(박주대, ‘나암수록(羅巖隨錄)’ 3책, 162. 선혜청 분요) 이 ‘한 사람(一人)’이 왕비 민씨다.열강들을 이용해 일본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는..

카테고리 없음 2024.05.12

[184] 채봉채비(采葑采菲)

[정민의 세설신어] [184] 채봉채비(采葑采菲)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1.13. 23:30    전국시대 제(齊)나라 재상 맹상군(孟嘗君)이 초나라로 갔다. 초왕이 상아로 만든 상(床)을 신하 등도직(登徒直)을 시켜 선물로 전하게 했다. 등도직이 맹상군의 문인 공손술(公孫述)을 찾아갔다. “상아 상은 값이 천금이오. 조금만 흠이 가면 처자식을 다 팔아도 변상할 수가 없소. 이 심부름을 하지 않게 해준다면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보검을 그대에게 바치겠소.”공손술이 허락하고 들어가 맹상군에게 말했다. “상아 상을 받으시렵니까?” “무슨 말이냐?” “작은 나라들이 나리께 재상의 인(印)을 바치는 것은 그들의 어려움을 능히 건져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리의 의리와 청렴함을 사모해 마지않..

당진

청보리·수레국화 수놓은 목장 길에서 인생 사진 찰칵![아무튼, 주말]5월에 당장 가봐야 할당일치기 당진 제철 여행 박근희 기자입력 2024.05.11. 03:00업데이트 2024.05.11. 07:34     이국적, 목가적 풍경에 서면 누구나 그림 속 주인공이 된다. 국내 낙농 체험 1호 목장인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코로나 사태 때 비대면 여행지로 주목받으며 단숨에 '인생 사진' 명소가 됐다.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드넓은 초지를 청보리와 수레국화가 수놓는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충남 당진’을 이야기할 때 무엇부터 떠오르는지. 일출⋅일몰 명소인 왜목마을이라면 중⋅장년층 이상이다. ‘아그로랜드’ ‘아미미술관’부터 떠올린다면 젊은 층일 가능성이 크다. 당진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블로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