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눈
아프리카의 눈은 검다
끝을 모르게 깊어져야 닿게 되는 곳
킬리만자로는 높이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깊게 가라앉아 있는 것
만년설 흰 자위 속에 가라앉은 검은 눈동자
온통 옥빛 하늘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의 눈은 검다
지상으로 내려올수록 몸은 격렬하게
북소리를 낸다 단순한 심장의 소리
우리는 아프리카의 눈을
흑인이라고 부른다
* 서울 근교 광릉 수목원 가는 길에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 있다. 코트디브아르 (아이버리코스트)에서 온 젊은이들이 하루에 세 번 아프리카 민속춤을 보여준다. 한 시간 동안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의 눈과 검은 피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땅과 닮은 그들의 살 색깔, 저절로 순수를 느끼게 만드는 눈동자... 인류의 시원이 아프리카라는 것에 아련한 동경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