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편지
風磬을 걸었습니다 눈물이 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었거든요 너무 높이 매달아도 너무 낮게 내려놓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우두커니 오래 있다가 이윽고 아주 오랜 해후처럼 부둥켜 않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이지요 와르르 눈물이 깨질 때 그 안에 숨어 있던 씨앗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날마다 어디론가 향하는 손금 속으로 사라지는 짧은 그림자 말 이지요 너무 서두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씩 솟아올라 고이는 샘물처럼 풍경도 슬픔을 제 안에 채워두어야겠지요 바람을 알아버린 탓이겠지요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선 장날 (0) | 2006.06.24 |
---|---|
그가 말했다 (0) | 2006.06.07 |
엉겅퀴꽃 (0) | 2006.05.30 |
신탄리행 (0) | 2006.05.30 |
거울은 벽에 등을 대고 있다 (0) | 2006.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