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력
뻐꾸기가 봄을 산에 옮겨놓았다
팔이 긴 울음소리가 멀리 퍼져 나가는 밤
산은 연두소리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붉은머리오목눈이가 탁란하는 동안
뻐꾸기는 제 목소리를 제 알에 숨겨놓는다
새끼를 품을 수 없어 슬픈
그저 엄마 여기 있어 엄마 여기 있어 온 산에 가득차면
푸드득 초록 날개가 뻗쳐오른다
북이 된 산은 뻐꾸기의 목소리로 가득 차고
이윽고
여름이 온다
문학과 사람 2024 봄호 대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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