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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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철학 이야기

제 6강 노동과 놀이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2. 4. 23:22

. 시 읽기

   *  예 . 1

민달팽이

        -김신용

 

냇가의 돌 위를

민달팽이가 기어간다

 

등에 짊어진 집도 없는 저것

타액 같은, 미끌미끌한 분비물로 전신을 감싸고

알몸으로 느릿느릿 걸어간다

햇살의 새끼손가락만 닿아도 말라 바스라질 것 같은

부드럽고 연한 피부 무방비로 열어놓고

산책이라도 즐기고 있는 것인지

냇가의 돌침대 위에서 오수(午睡)라도 즐기고 싶은 것인지

걸으면서도 잠든 것 같은 보폭으로 느릿느릿 걸어간다

꼭 술통 속을 빠져나온 디오게네스처럼

물과 구름의 운행(運行) 따라 걷는 운수납행처럼 등에 짊어진 집, 세상에 던져주고

입어도 벗은 것 같은 납의(衲衣) 하나로 떠도는

그 우주율의 발걸음으로 느리게 느리게 걸어간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아내가 냇물에 씻고 있는 배추 잎사귀 하나 덮어주자

민달팽이는 잠시 멈칫거리다가, 귀찮은 듯 얼른 나뭇잎 덮개를 빠져나가 버린다

치워라, 그늘!

 

1945년 부산 출생, 1988'현대시사상'으로 등단.

시집 '버려진 사람들' '개 같은 날들의 기록' '환상통' .

천상병문학상, 노작문학상 수상.

. 2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2 (욕망의 통조림 또는 묘지)

유하 (1963 ~)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

국화빵 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번 그 투입구에

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

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

소리와 함께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년간 하루 십 킬로의

로드웍과 새도우 복싱 등의 피눈물 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베스타 스탤론이나

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자세가 갖추어지면

세 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 장군의 아들 중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

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버 헤어스타일로

무장할 것

그걸로 끝나냐?

천만에, 스쿠프나 엑셀 GLSi의 핸들을 잡아야 그때 화룡점정이

이루어진다.

그 국화빵 통과 제의를 거쳐야만 비로서 압구정동 통조림

통 속으로 풍덩 편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곳 어디를 둘러보라 차림새의 빈부 격차가 있는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욕망의 평등 사회이다

패션의 사회주의 낙원이다

가는 곳마다 모델 탤런트 아닌 사람 없고 가는 곳마다

술과 고기가 넘쳐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미국서 똥구루마 끌다 온 놈들도 여기선 재미 많이 보는

재미 동포라 지화자.

봄날은 간다----

해서, 세속도시의 즐거움에 동참하고 싶은 자들

압구정동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는구나

투입구의 좁은 문으로 몸을 막 우겨넣는구나

글쟁이들과 관능적으로 쫙 빠진 무용수들과의 심리적 거리는,

인사동과 압구정동과의 실제 거리에 비례한다.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오, 욕망과 유혹의 삼투압이여

, 오관으로 느껴보라, 안락하게 푹 절여진 만화방창 각종

쾌락의 묘지, 체제의 꽁치통조림 공장, 그 거대한 피스톤이,

톱니바퀴가 검은 기름의 몸체를 번득이며 손짓하는 현장을

왕성하게 숨막히게 숨가쁘게

그러나 갈수록 쎅시하게

 

바람이 분다 이곳에 오라

바람이 분다 이곳에 오라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래도 이곳에 오라

 

문예중앙신인문학상(1988) 시집 武林일기(1989)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1991)세상의 모든 저녁(1993)세운상가 키드의 사랑(1995)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1999) 천일마화(2000)

 

. 3

 

, , , ! , , , !

, , , ! , , , !

, ! , ! 후하! 후하! 후하! 후하!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뛴다, 바람이 뛴다,

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잎 진 나뭇가지 사이

하늘이 환한

맨몸이 뛴다.

허파가 뛴다.

, ! , ! 하후! 하후! 하후! 하후!

뒤꿈치가 들린 것들아!

밤새 새로 반죽된

공기가 뛴다,

이 드문

아침이 뛴다.

독수리 한 마리를 삼킨 것 같다.

 

. 노동의 정의

 

1. 노동은 인간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활동.

2. 생산의 3대 요소 : 자본. 토지. 노동

3. 마르크스 :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다. 노동력이 상품으로 거래되고 착취의 대상이 된다.

4. 삶의 방식

 

1)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방향성

2)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 직업, 소명의 문제

3) 누구와 살 것인가? - 가족

 

5. 직업의 탄생

 

1) (맡을 직) (일 업)

2) 단지 먹고 살기 위한 occupation

3) 꿈을 이루기 위한 job

4) 소명과 사명의 천직 vocation

 

6. 놀기 위해 일하기

낚시를 즐기면서 ,베토벤 음악을 듣는 노동자의 세상 마르크스

 

7. Labour의 어원 : 라틴어 labor '노력, 수고, 고통'

 

. 노동의 종말

 

1. 제러미 리프킨 : The End of Work (1998)

  세계적으로 노동력이 감소하며 시장에 또 다른 물결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한 내용을 담고 있다.

2. 내용

 

리프킨은 세계적으로 실업이 정보 기술의 발달로 증가하여 제조, 농업, 서비스 분야에서 수 천만 개의 직업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는 자동화의 영향으로 블루 칼라와 소매업, 도매업 종사자들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반면, 소규모의 기업 고급 관리자들과 지식에 기반한 노동자들은 고급 기술 세계 경제로 인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미국 중산층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작업 현장은 더욱 곤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또한, 3의 부문에서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 하는 데, 그것은 정부의 도움으로 낙후된 이웃을 재건하고 사회 봉사를 제공함으로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3. 비판

1970년대 부터 1990년대 까지 컴퓨터의 도입은 오히려 고용을 증가를 가져왔다. 정보 기술의 도입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수많은 직업을 창출해 내었으며,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산업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 놀이 하는 인간, homo ludens

 

1.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 : 호모 루덴스(1938)

  1)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2) 놀이는 '경쟁''모의'

2. 로제 카유아(Roger Caillois, 1913~1978) : 놀이와 인간(1958)

 1) 놀이는 경쟁모의뿐만 아니라 현기증도 있다.

 2) ‘의 대표적 놀이는 도박,

 3) ‘현기증의 대표적 놀이는 회전·낙하운동과 공중서커스 등이다.

3. 놀이의 기원

 1) 놀이는 제사의식에서 시작되었다.

 2) 문화, 예술 심지어 전쟁을 포함하는 광의의 의미

 3) 호모 루덴스의 '놀이'개념은 자발성이 포함된 용어이다.

4. 놀이의 효과

 

첫째, 놀이는 예술, 종교, 언어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포함한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둘째, 놀이는 창의성·상상력 및 혁신의 원천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게 한다. 셋째, 놀이는 이미 확립된 기존의 규범과 구조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놀이는 인간 존재를 규정짓는 중요한 기준이며, 놀이를 통해 인간은 사회를 형성하고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장난기 많은 생명체이고, 놀이를 통해 문화를 즐기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채형복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