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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1주기, 예술로 기린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4. 25. 16:23

김지하 1주기, 예술로 기린다

중앙일보

입력 2023.04.25 00:01

업데이트 2023.04.25 01:26

김지하 시인 1주기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가 24일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8일 세상을 떠난 시인의 글과 그림을 모아 선보이는 서화전, 시인의 문학세계와 생명사상을 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 시인의 시로 만든 노래 공연 등이 마련됐다. [뉴시스]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작품을 남긴 저항 문인 김지하의 별세 1주기를 맞아 고인을 기리는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는 24일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5월 8일 세상을 떠난 김지하 시인의 1주기에 맞춰 공연과 전시, 학술 심포지엄 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인이 남긴 글씨와 그림을 선보이는 추모 서화전 ‘꽃과 달마, 그리고 흰 그늘의 미학’은 다음 달 4일부터 9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백악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지하 시인은 오랜 감옥 생활에서 풀려난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서화에 전념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40여 년 동안 다양한 글씨와 그림을 남겼다.

전시를 기획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김지하 시인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려준 그림들을 전부 모아서 준비했다”며 “그가 1970년대 발표한 문학뿐 아니라 7년에 걸친 긴 감옥살이 속에서 보여준 투쟁, 그 속에서 싹 틔운 생명사상 등이 우리 역사에서 어마어마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하 시인은 1970년대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이후에는 생명과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생명사상가로 변신했다. 생전에 그는 옥살이 하던 중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꽃과 풀을 보며 우주 만물과 모든 미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생명사상에 심취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하

 

추모문화제 추진위원장을 맡은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는 “김지하가 무엇을 고민했고 어떤 생각을 펼쳤는지를 살펴보며 상당히 놀랐다”며 “지금은 자본주의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고,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근본적 전환을 시도해야 하는 시대인데 김지하는 이미 30~40년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생명사상의 의의를 평가했다.

 

학술 심포지엄은 다음 달 6일과 7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다. 첫날인 6일 심포지엄에서는 염무웅 교수가 ‘시인 김지하가 이룬 문학적 성과와 유산’을 주제로 발표한다. 둘째 날인 7일에는 유홍준 교수가 ‘붓끝에 실린 모시는 마음 김지하의 그림과 글씨’를 주제로 발표하고, 문국주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가 ‘민주화 운동과 김지하’를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다.

 

문학평론가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김지하 선생의 1주기 추모문화제는 선생의 문학과 사상에 관한 총체적 연구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며 “21세기 지구, 생명 담론이 나가야 할 생산적인 대안과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6일 오후 7시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청계학당에서 추모 공연이 열린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의 가수 문진오가 ‘새’ ‘금관의 예수’ ‘회귀’ ‘타는 목마름으로’ 등 김지하의 시로 만들어진 노래를 부르고, 소리꾼 임진택이 김지하 시인의 시를 판소리로 만든 ‘소리내력’을 선보인다.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고 김지하 시인은 1966년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후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비’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담은 ‘타는 목마름으로’(1975)는 시대를 대표하는 저항시로 꼽힌다. 1970년엔 국가 권력을 풍자한 시 ‘오적’으로 구속되는 필화를 겪기도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홍용희 교수, ‘김지하 마지막 대담’ 출간

중앙일보

입력 2023.04.14 11:55

경희사이버대학교(총장 변창구) 미디어문예창작학과 홍용희 교수가 지난 3월 고(故) 김지하 시인의 생전 마지막 대담 ‘김지하 마지막 대담’을 출간했다. ‘김지하 마지막 대담’은 고(故) 김지하 시인과 8번에 걸친 대담과 김지하 시와 사상을 해설한 2편의 평론도 함께 수록했다.

 

홍용희 교수는 “2016년 고(故) 김지하 시인의 사상에 젊은 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간의 대담 내용을 정리했다”며 “팬데믹 기간 만남이 차단된 데다 지난해 시인이 운명하면서 2017년 대담이 마지막 대담이 됐다”고 말했다.

 

고(故) 김지하 시인은 1980년대 초반부터 인간성 상실, 생명 파괴, 기후 위기, 팬데믹 창궐 등을 예언하며 생명 사상, 살림의 문화 운동을 늘 강조해왔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주 생명을 위해 지구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선생의 문명론을 이제는 직접 들을 수 없게 됐다.

 

홍 교수는 “나에게 김지하 선생은 위대한 대학이었다. 동양과 서양, 논리와 초논리, 직관과 영감, 과학과 종교, 경제학과 미학 등에 걸친 가없는 식견 속에서 굽이치는 선생의 목소리는 동굴 속에서 나오는 울림처럼 깊고 유현했다. 선생은 대담장에서는 물론이고 자동차 안에서나 기차 안에서나 찻집에서나 새 시대 새 길을 열어나가는 예감에 가득 찬 숲 그늘이었고 대담한 개벽 사상가였다. 선생으로부터 시는 물론 인간, 문명, 세계, 우주의 지평을 아련히 듣고 배우고 꿈꿀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선생은 소년”이었음도 고백한다. 천진스러운 웃음과 수줍음과 그리움이 많았으며, 그림 그리길 좋아하는 목포 바닷가 가난한 소년의 심성이 늘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용희 교수는 1966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하였으며,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 저서로는 김지하 문학연구, 꽃과 어둠의 산조, 한국문화와 예술적 상상력, 현대시의 정신과 감각, 통일시대와 북한문학, 고요한 중심을 찾아서 등이 있다. 수상 이력은 젊은평론가상,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 애지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유심문학상 등이 있다. 홍 교수는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래문명원장 및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계간 '시작' 편집주간이자 '대산문화' 편집위원, 디아스포라 웹진 '너머' 편집위원, 문화 전문지 '쿨투라' 기획 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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