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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살아있는 것들 / 박수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8. 1. 14:43

살아있는 것들

 

박수호

 

 

햇빛 한 줌

바람 한 가닥

 

받고 또 받고

주고 또 주고

 

살아 있는 것들은 저렇듯

누군가에게 기대어야 산다

 

사람은 사람으로 이어지고

길은 길에서 만나게 된다.

 

 

 

사람은 사람으로 이어지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개인의 삶의 질도 결정된다고 배워왔지요. 성적이 우선이라는 빚 독촉 같은 1등 지상주의와는 별개로 책 속의 이론적인 사회관계를 배우면서 어른들의 이율배반을 체험하며 성장해 온 세대의 불행은 관계에 대한 또는 소통에 대한 끝없는 갈등으로 나타납니다. 2등이 용납되지 않는 건 나만 있고 타인은 없다는 가르침 아니고 무엇일까요.

"햇빛 한 줌 / 바람 한 가닥"도 주고받으며 조화를 이루며 산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나를 놓아야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삶에 쫓고 쫓기며 살아왔는지 “받고 또 받고 / 주고 또 주”는 순환의 고리를 억지로 끊으며, 미래 보다 현재에 충실(?)해 온 결과는 어떻습니까.

나를 위해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것들이 또한 나 이외의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살아 있는 것들은 저렇듯 / 누군가에게 기대어야 산다"는 것을, 받기 위해서는 주어야 한다는 것을, 외상으로 빌려 살고 있는 자연에 대한 경외는 필수라는 것을,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이어지고 / 길은 길에서 만나게 된다” 는 것을 이 한 편의 시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받기 전에 주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하루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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