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칼과 집 1993

콘텍 600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5. 16. 19:37

콘텍 600

 

흐린 생각의 한 때가 지니간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머리 속에서 모였다가 흩어지는 구름들

제목이 없는 시와 혀 없는 말의 꽃

울음을 감추고 추락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높은 하늘의 별들

누구의 날개 깃털처럼 흩날리는 때 아닌 눈발

수치로 빛나는 황폐한 잎새들

심지에 불을 븥인 채 발버둥친다

 

고통과 화해하고 싶다

늦가을의 풍경 속으로 길게 발뻗고 싶을 대

가슴에 먼저 와 닿는 병과의 화해

축축하고 곰팡내 나는 생의 내용물이

푸른 연기를 내며 사라진다

콘텍 600의 무서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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