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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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가장슬픈노래

이순(耳順)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4. 2. 16:41

이순(耳順)

 

소귀고개 넘는다
주인과 함께 들일 마치고
서산을 향하여 무릎 꿇고 귀 세운
소 잔등에 올라타는 것이다

 

코뚜레 벗겨주고
워낭도 풀어주고
같이 가자
뉘엿뉘엿 저물어 가자
귀한 소식 올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잠든 적 없어 예쁘고
순하여 기쁘지 않으냐

 

오르는 길 힘들다 하지만
내리막길은 더 서러워
홀연히 소는 사라지고
해진 신발처럼
귀 한 짝 하늘 모퉁이에 걸려 있다

 

나머지 한쪽은
혹시 몰라 고개 너머에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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