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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가장슬픈노래

말의 행방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3. 12. 13:50

말의 행방

 

소문이 한바탕 지나간 뒤에
벙어리의 입과
귀머거리의 귀를 버리고서
잘못 들으면 한 마리로 들리는
무한증식의 말을 갖고 싶었다
검고 긴 머리카락과
길들여지지 않은 그리움으로
오래 달려온 튼실한 허벅지를 가진
잘못 들으면 한 마디로 들리는
꽃을 가득 품은 시한폭탄이 되고 싶었다
길이 없어도
기어코 길이 아니어도
바람이 끝내 어떻게 한 문장을 남기는지
한 마디면 어떻고
한 마리면 또 어떨까

 

천리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야생의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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