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혼자 중얼거리다

당신에게 말걸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0. 7. 23:37

어제 아침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어느 분이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는데 어쩌시겠냐고~

전화를 주신 분은 강성위 선생, 내가 알고 있는 그 선생님은 외대 철학과에서 봉직하신 분인데 이미 작고하셨기에 동명이인 서울대 중문과에서 수학하시고 지금은 한국경제신문 컬럼이스트로 활동하시는 분

나의 졸시를 한역해도 괜찮겠냐는 말씀, 감사히 글을 받고 기쁘게 여기에 올려본다,

당신에게 말 걸기

나호열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속에 마음을 묻은
다, 예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태헌의 한역]
攀談於君(반담어군)

世上無花不好看(세상무화불호간)
亦無噴吐怒氣花(역무분토노기화)
花有香則有香麗(화유향즉유향려)
花有形則有形佳(화유형즉유형가)
弓腰又屈膝(궁요우굴슬)
埋心土肉裏(매심토육리)
是故世上花(시고세상화)
悉皆休且美(실개휴차미)
此理君不識(차리군불식)
吾人薄君方(오인박군방)
吾君於吾何(오군어오하)
丁寧爲姸芳(정녕위연방)

[한역의 직역]
당신에게 말 걸기

이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또 노기를 뿜는 꽃도 없다
꽃에 향기 있으면 향기 있어 예쁘고
꽃에 모양 있으면 모양 있어 예쁘다
허리 굽히고 또 무릎도 꿇고
흙속에 마음을 묻나니
이 때문에 세상의 꽃은
모두 다 예쁘지
이 이치를 그대가 알지 못해
내가 그대 쪽으로 다가가나니
그대는 내게 무엇일까?
참으로 예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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