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어떤 말씀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8. 18. 16:04

어떤 말씀

 

뼈 없는 동물이 되라 하신 이
겨울잠인지 동안거인지
봄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 하신 이
그 닫힌 문을 향하여
신이 사라지고 발이 닳고 닳도록
무작정 걸어왔으나
쓸데없이 길어진 팔
붉은 혀의 꽃밭 같은 손은 문고리에 닿을 듯 말 듯
봄이 오지 않기를 기도했네
차라리 삭풍에 매 맞는 것이 행복하다고
미치지 않으면 저럴 수 없다
눈사람
말씀 대신 서 있네

'촉도 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사의 꿈  (0) 2020.08.28
불후의 명곡  (0) 2020.08.24
닭이 통닭에게  (0) 2020.08.10
시월  (0) 2020.08.04
한겨울의 꿈  (0) 2020.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