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촉도 2015

가끔씩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5. 9. 17:53

가끔씩

 

가끔씩 나는 옷섶에 손을 넣어 본다

심장이 뛰고 있는지

마치 우편함 속으로 손을 어 넣을 때

약간의 금속성 차가움 다음에 찾아오는 홍조처럼

팔딱거리는 먼 발자국 소리

 

봄이 언제 단번에 달려오던가

보여 줄 듯 말 듯 앵돌아 몇 번 뒷걸음 친 후에

그만큼 애꿎게 한 사내를 불 지르지 않던가

 


가끔씩 나는 심장 속에 손을 넣어 본다

새싹이 돋았는지

무슨 꽃이라도 몇 송이 묶어 볼 요량으로 더듬어 보다가

불량한 짓거리 들킬 때처럼

화들짝 꼬집어 보는 봄날의 꿈

이미 가고 없는지

다시 오기는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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