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 마나
월화수목금금금
휴일에도 생계를 이으려 험한 세상으로 나가는 아내 에게
아무 말 못했다
미안하다 내가 못나서
이 말은 마음 저 천 리 밖에 있고
뭉툭한 돌멩이 하나 정수리에 닿는다
에구구 있으나 마나 한 인간아!
늦은 밤 고개 들어 도시의 손톱달을 본다
너도 있으나 마나
그러나 흐린 날이든 맑은 날이든 달은 떠오르고
끊임없이 이울고 벅차오른다
시궁창에도 빛살무늬를 남기고
풀벌레 울음에 넌지시 손을 내민다
내 그림자만 봐도 마음 든든하다고
늙어 가는 아내가 저만큼 달려오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