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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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도 2015

낡아 가고…… 익어 가고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4. 30. 22:55

낡아 가고…… 익어 가고

 

사그락거리는 내 몸이 배운 단어들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별이다

모래시계 속에서 낙하하는 별들을

또 한마디로 더 줄이면 바람이다

바람 속에 숨어 있는 둥지 안에는

아직 내가 배우지 못한 단어가

부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낡아 가고 그 알은 익어 가고

단어장에 마지막으로 배운 그 말

푸른 잉크에 묻혀 나올 때

푸드득 무한을 향해 날아가는 새

먹물 같은 그림자를 남긴다

 

사랑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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