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 後日譚
어떤 사람은 나를 쇼핑카트라고 불렀고
어떤 사람은 짐수레라고 나를 불렀다
무엇이라 불리우든
그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나는 기꺼이 몸을 열었다
내 몸에 부려지는 저 욕망들은
또 어디서 해체되는 것일까
지금 나는 더 이상 열매 맺지 못하는
살구나무 아래 버려져 있다
탈출이 곧 유배가 되는
한 장의 꿈을 완성하기 위하여
나는 너무 멀리 왔다
누가 나를 호명할까봐 멀리 왔다
뼈 속에서
한낮에는 매미가 울었고
밤에는 귀뚜라미가 우는
풀섶 어디쯤
계간 예술가 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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