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후일담 後日譚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12. 6. 23:23

 

 

 

 

후일담 後日譚

 

어떤 사람은 나를 쇼핑카트라고 불렀고

어떤 사람은 짐수레라고 나를 불렀다

무엇이라 불리우든

그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나는 기꺼이 몸을 열었다

내 몸에 부려지는 저 욕망들은

또 어디서 해체되는 것일까

지금 나는 더 이상 열매 맺지 못하는

살구나무 아래 버려져 있다

탈출이 곧 유배가 되는

한 장의 꿈을 완성하기 위하여

나는 너무 멀리 왔다

누가 나를 호명할까봐 멀리 왔다

뼈 속에서

한낮에는 매미가 울었고

밤에는 귀뚜라미가 우는

풀섶 어디쯤

 

계간 예술가 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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