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29 03:00
고려실·발해실 새롭게 단장, 실생활 유물 등 입체적 전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최근 새롭게 단장한 고려실에서 이 불상을 처음 공개했다.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대)를 낮춰 관람객 눈높이에 맞췄고 뒷모습까지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전시했다. 서윤희 학예연구사는 "고려의 지방 세력을 동원해 만든 철불"이라며 "수도 개경의 화려하고 귀족적인 문화와는 달리 토속적인 불상 얼굴이 바로 고려 지방 문화의 특징"이라고 했다.
박물관은 이번에 상설전시관 고려실과 발해실을 새로 꾸몄다. 전시 유물 770여 점 중 230여 점이 수장고 밖으로 처음 나왔다. 유리 진열장을 새로 만들고 조명도 개선해 한결 산뜻해졌다. 2009년 신설된 후 처음 개편된 고려실은 시기에 따라 1실과 2실로 나눴다. 1실은 개경의 귀족 문화와 뚜렷한 지역색을 가졌던 지방 문화를 대비해 보여준다. 2014년 국립중앙박물관회가 일본에서 구입해 기증한 나전 경함, 청자와 귀금속 등은 고려 왕과 문벌 귀족들의 세련된 문화를 대변한다. 반면 철조 아미타불로 대표되는 지방 유물에선 토속적이면서도 개성 강한 고려의 멋이 느껴진다.
먹고 일하고 꾸미던 고려인들의 생활 유물이 대거 전시됐다. 한쪽에는 개경 여성의 화장대를 재현하고, 다른 쪽엔 숟가락, 젓가락, 국자를 모아놓는 식이다. 청자 기름병, 화장품 재료를 담았던 꽃무늬 청자 합, 금과 은을 입사해 장식한 거울걸이 등 화장 유물이 오밀조밀 탐스럽다. 박물관은 "역사적 사건을 부각하기보다 수장고에 있는 고려 유물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했다.
2실에선 무신정권 이후를 다룬다. 고려인들의 불교 신앙을 보여주는 '수월관음도' 2점을 빌려와 31일까지 전시한다.
2월 이후에는 또 다른 고려불화 2점을 대여할 계획이다. 전시장 끝자락에선 개구쟁이 같은 청동 불상 3점을 만날 수 있다. 성남 판교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서 출토됐던 이 불상들이 지난해 국가에 귀속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됐다.
발해실에선 남북국시대의 한 축이었던 발해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발해 와당, 흙으로 구워 만든 보살상 등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