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 大王墓 주인은 선화공주?
입력 : 2016.01.27 03:00
"성인 여성 치아 4점 확인" 신라계통 적갈색 토기도 출토
삼국유사의 '서동요'가 전하는 신라 선화공주는 익산 쌍릉 대왕묘에 묻혀 있다?
백제 제30대 왕 무왕(武王·재위 600~641)의 무덤으로 전해져온 익산 쌍릉 대왕묘(大王墓)의 주인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왕묘 석실 안쪽의 목관 앞에서 신라계 적갈색 토기가 출토돼 학계 일부에서는 무덤 주인공이 선화공주가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백제 제30대 왕 무왕(武王·재위 600~641)의 무덤으로 전해져온 익산 쌍릉 대왕묘(大王墓)의 주인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왕묘 석실 안쪽의 목관 앞에서 신라계 적갈색 토기가 출토돼 학계 일부에서는 무덤 주인공이 선화공주가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조선총독부박물관 자료 공개 사업의 일환으로 1917년 조선총독부가 발굴한 익산 쌍릉의 출토 유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 대왕묘의 목관(木棺) 내부에서 출토된 치아 4점이 성인(20~40세) 여성의 치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박물관은 "치아 4점은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보이고, 크기가 여성의 평균치보다 약간 작으며 상태가 양호한 송곳니와 어금니는 20~40세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목관 앞에서는 바닥이 둥근 적갈색 토기가 출토됐다. 박물관은 "경주 방내리 고분군 등 신라 지역에서 출토되는 7세기 전반 토기와 유사하다. 백제 사비 시기 왕릉급 무덤에서 신라계 토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 주목된다"며 "사비 시기 백제 왕궁이나 관청에서 출토되는 바닥이 편평한 회색 계통의 그릇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전북 익산시 석왕동에 있는 쌍릉은 2개의 원형 봉분이 약 180m의 거리를 두고 남북으로 위치해 있다. 지금까지 '고려사'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문헌을 통해 백제 무왕과 그 왕비의 능으로 알려져 왔지만 고고학적 증거는 없었다.
쌍릉은 1917년 12월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사됐다. 하지만 발굴 당시에 이미 도굴된 상태였고 조사가 며칠 만에 이뤄져 정식 발굴이라고 할 수도 없는 데다 약식 보고서만 남아 있어 출토 유물의 학술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당시의 유리건판 사진 및 분묘 실측도를 볼 때 대왕묘는 지하에 묘광을 판 후 육각형 형태의 석실을 만들고 석실 내부에 길이 271㎝, 너비 85.5㎝의 관대를 놓고 그 위에 목관을 안치했다. 이주헌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목관 자리는 분명 하나이고, 백제는 순장의 풍습이 없었으니 무덤 주인은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 왕족에 준하는 최상급 계층의 여성일 것"이라며 "무왕 무덤은 부여 능산리 고분군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무왕의 무덤을 조성한 건 아들인 의자왕이고 의자왕은 부여를 근거지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이병호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장은 "여성 치아와 신라계 토기가 출토됐다는 건 선화공주를 제외하고는 설명이 어렵다. 선화공주가 실존 인물이고 쌍릉 대왕묘에 묻혔을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했다. 2009년 미륵사지 석탑의 사리봉안기 발견으로 선화공주가 허구의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 제기를 뒤집는 내용이다. 반면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출토된 토기는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출토된 등잔과 형태가 비슷하다. 신라계 토기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했다.
쌍릉을 본격 재발굴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병호 관장은 "경주 금관총, 서봉총처럼 쌍릉도 재발굴을 하면 외부 토에서 관련 유물들을 추가로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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