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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5. 12. 5. 13:08
"경주 월성, 장기적 안목으로 발굴해야"

입력 : 2015.12.03 03:00

[경주 '월성 조사…' 학술대회]
"신라의 1000年史 담긴 유적, 日 헤이조큐式 발굴이 해법"

"빨리 발굴하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잃게 된다. 50년 동안 발굴 중인 일본 나라(奈良)의 8세기 궁궐 유적 헤이조큐(平城宮)가 좋은 해법이다."

"월성(月城)처럼 1000년 역사를 가진 유적은 중국·일본은 물론 세계에도 없다. 귀한 유적인 만큼 신중하고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발굴해야 한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경주 월성(사적 제16호)의 발굴 조사와 향후 복원·정비 방향에 대해 국내외 학자들이 우려를 쏟아냈다. 2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경주 월성 조사와 세계유산의 발굴·정비 사례' 국제학술대회에서다. 월성 발굴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고고학회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마련한 자리다.

작년 12월 광복 이후 첫 본격 발굴에 들어간 경주 월성 전경 사진 

 

작년 12월 광복 이후 첫 본격 발굴에 들어간 경주 월성 전경.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월성은 삼한 시대 사로국(斯盧國)의 국읍이었다가 5세기 마립간 시기부터 고대국가 신라의 왕성이 됐다. 통일신라 때는 성 안에 있던 정궁(正宮)이 성 밖의 여러 궁궐을 거느릴 정도로 커졌다"며 "이런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발굴·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세계 고건축·고고학자 6명이 각국의 유적 발굴과 정비 사례를 발표했다. 이노우에 가즈토 메이지대 대학원 특임교수는 나라 헤이조큐 사례를 소개했다. 헤이조큐는 1952년 유적지 인근에 설립된 나라문화재연구소가 발굴 조사를 전담하기 시작해 50년 넘게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면적의 30% 정도가 발굴된 상태다. 이노우에 교수는 "1960년대 이후 순차적으로 나라에서 토지를 매입하고 발굴 조사 성과를 적극적으로 주변 주민에게 공개하는 등 유적의 중요성에 대해 지역사회에 꾸준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해외 학자들은 "월성은 장기 발굴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르겐 베스트팔 덴마크 문화청 수석고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바이킹 시대 옐링 유적지에 대해 "발굴 기간에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었지만 지금은 관광객이 두 배 이상 늘면서 경제적 이득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어지는 종합 토론에서 천퉁빈 중국 건축역사연구소장은 "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반드시 개념 정리를 한 후 발굴에 반영해야 한다. 세계유산은 '완전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본다. 주변 지형이 유적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권오영 서울대 교수는 "월성이 이미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된다. 계속 보존하지 않으면 큰일 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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