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전당’에 30번째 국가실
1500여 교민들 후손 위해 힘 모아
국제교류재단·아름지기 등 후원
한국 대목수 직접 가서 한옥 재현
“학교가 있는 한 이어질 외교 요람”
한국실은 피츠버그에 정착한 1500여 한국 교민들이 후손을 위해 힘을 합쳐 지은 선물이다. 1970년대에 의사로 이민 온 이관일씨는 “각국의 문화 전통과 자부심을 담아낸 국가실에 한국실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2007년 한국실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위원회의 초기 위원 중 한 명으로 박상종 박사, 데이비드 김 등과 함께 기금 조성과 공사 진행을 이끌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유현석)과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는 현지로 날아가 사업 후원과 실무를 맡았다. 설계자인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 명륜당의 틀, 학문 연구와 인격 도야의 선비정신을 되살린 강의실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건축가 이민아, 가구디자이너 하지훈, 시각디자이너 안상수, 도예가 이영호씨 등이 손을 보탰다.
대학 측과 위원회, 실무진과 현장을 오가며 대화와 의견 조율의 다리 구실을 한 박상종 박사는 “한국실은 피츠버그대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살아있는 공공외교의 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미국)=글·사진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국가실(Nationality Room)=미국 피츠버그대 ‘배움의 전당’ 1층과 3층에 조성된 문화관 성격의 각국 강의실 겸 전시 공간. 철강 도시 피츠버그가 각국에서 모여든 노동 이민자의 정체성 함양과 화합을 위해 1926년부터 위원회를 설치한 뒤 38년 ‘초기 미국실(The Early American Room)’을 시작으로 90년 간 아르마니아실, 중국실, 스위스실 등 30개를 만들었다. 해당 국가의 전통 건축 양식과 디자인, 정신성과 문화력을 견주어볼 수 있는 기념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