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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시학』 제 1장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3. 9. 22. 22:02

 

『시학』 제 1장

 

 우리가 이야기할 주제는 시와 작시술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예술일반의 본질에 관한 것 뿐 아니라 각 종류와 그 기능에 관하여, 훌륭한 시에 요구되는 플롯의 구조에 관하여, 시 구성 성분의 요소와 본질에 관하여, 같은 탐구과정에서의 다른 예술에 관하여, 이야기하려 한다. 자연적인 순서에 따라 일차적인 요소로부터 시작하자.

 

 희곡도 그렇지만, 서사시와 극시, 디튜람(Dithyambic)시1) ,그리고 많은 관악곡과 현악곡들은 전체적으로 볼 때 모방의 양식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들은 세 가지 점 – 모방 매체, 즉 수단의 종류, 대상의 차이, 모방의 방법- 에 의해 서로 구별된다.

 

 형形과 색이 (기교에 의하건 연습에 의하건)목적상 여러 사물을 모방하고 전사 轉寫하는 사람들에 의해 수단으로 사용되며, 음音이 다른 사람에 의해 사용되었듯이, 위에 언급한 일련의 예술에 있어 그들이 가지는 모방 매체로서 수단은 전체적으로 리듬, 언어, 화음 등이다. 그것은 단독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복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리듬과 화음의 복합도 그 자체로 관악곡과 현악곡의 수단이 되고 어떤 다른 예술에도 – 예를 들면 목적 牧笛에도2) – 같은 설명을 가할 수 있다.

 

 화음 없이 리듬 자체만으로도 무용의 수단이 되며, 동작과 자세의 리듬에 의해 무용가는 그들이 행하고 고통 받은 것뿐 아니라 그 인간의 성격까지를 나타내 준다. 산문이나 운문에 있어서도 화음 없이 언어만으로 모방할 수 있으며, 특히 운문에서라면 한 가지 혹은 여러 개의 각운이 복합하여 나타날 수 있는 형태가 더 있을 수 있다. 아직 이런 모방형태는 명칭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3)

 

 우리는 소프론 Sophron이나 크세나르쿠스 Xenarchus의 소극 笑劇4)과 소크라테스의 대화에 공통적으로 붙일 만한 명칭이 없다. 이 두 가지에 있어서 모방이 삼절운 trimeters 이거나 비가풍 elegiacs 이거나 다른 종류의 운문으로 이루어져 있더라도 아직은 명칭이 없다. 흔히 사람들은 그들 작품의 모방적 본질 때문이 아니라 무분별하게도 그들이 쓴 운을 이유로 해서 그들을 「시인」이라고 부른다는 생각으로, 운의 명칭에 따라 그들을 비가시인 悲歌詩人이니 서사시인이니 하고 부른다. 의학이나 물리학 이론도 운율 형태로 쓰여졌다면 보통 그런 식으로 시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호머와 엠페도클레스 Empedocles5) 사이에는 그들이 운을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공통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즉 전자가 시인이라면 후자는 시인이라기보다는 물리학자라고 불려져야 한다. 카이레몬 Chaeremon의 「수인 Centaur, 獸人: 모든 운율이 혼성된 음송시)」처럼 이러한 예에서 모방이 모든 운을 사용한 것이라면 역시 같은 위치로 간주해야 할것이며, 카이레몬 역시 이 점에서 시인으로 인정되어야 한다.6) 이런 예술에 관하여는 그만 논술하기로 한다.

 

 끝으로 열거한 모든 수단, 즉 리듬, 화음, 운문 등이 합쳐진 다른 예술이 있는데, 디튜람시와 송시 頌詩 , Nome ,7) 비극과 희극이 이것이다. 앞의 두 종류는 이들 세 가지 수단을 동시에 응용하고, 나머지는 분리하여, 즉 교차하여 이들 수단을 사용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위의 예술에 그런 차이를 가져오는 요소를 나는 모방의 매체, 즉 수단이라고 부른다.

 

주석

 

 

1)디튜람 Dithyramb은 본래 디오니서스 Dionysus 에게 바치는 찬가로서 독창곡이었다. 디튜람보스 신은 원래 포도재배의 신으로서 주신 酒神이면서 자연의 생산력의 상징이고 인류의 교화자이다. 일명 바커스 Baccus의 제전 때 부르는 찬가이기도 하나 6세기 경에는 무용과 적악 笛樂을 곁들인 합창곡이 되었고, 따라서 필연적으로 디오니서스 전설에 국한되지는 않게 되었다.

 

2)그리스 음악과 무용이 현대의 음악이나 발레 예술 보다 더욱 「모방적」이었음이 확실하다. 플라톤은 현악곡과 관악곡을 「모방의」 노래 혹은 무용이라 부르지 않고 「짐승의」 시끄러운 소리라 불렀다. 그러나 감정상 너무 막연할 뿐, 성격을 충분히 말한 것은 아니다.

 

3)우리가 말하는 「문학」이다. 그리스 시대에는 그런 용어가 없었다.

 

4)소극 mime은 고대 그리스에 알려진 가장 산문적인 것이었다. 이것은 - 보통 유머러스하게- 일상생활에서 한 장면이나 특성을 뽑아 놓은 단편적인 그림 같은 것이다. 소프론 산문소극은 전통적으로 플라톤의 대화형식에서 암시받은 것 같다. 테오크리투스 Theocritus의 제 15 목가牧歌는 소프론의 소극을 운문으로 재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는 5세기 후반에 살았으며 크세나르쿠스는 그의 아들이라고 전한다.

 

 

5)유명한 시실리의 철학자이며 과학자. 5세기 초에 태어났으며, 물리학과 의학논문을 6음절 hexameter로 썼다.

 

6)그러나 「운율의 명칭에 따라 ‘시인’의 이름을 붙일」 수는 없다. 그는 여러 가지로 썼기 때문이다. 카이레몬은 음송시뿐 아니라 비극도 썼으며 서사시도 썼다. 외견상으로 본다면 「여러 운 韻의 혼합」으로 쓴 그의 서사시를 따를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7)놈 nome 시는 현금lyre에 맞추어 아폴론신을 찬미하는 뜻에서 독창으로 부른 찬가, 즉 송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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