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꽃이 피었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2. 6. 9. 00:47

 

꽃이 피었다

                 나호열

 

바라보면

기쁘고도

또 그만큼 슬퍼지는 꽃이 있다

아직 피어나지 않아 이름조차 없는 꽃

마음으로 읽고

눈으로 덮어버리는

한 잎의 향기와 빛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向日性

시간의 촛대 위에

담쟁이 넝쿨 같은 촛불을 당기는 일

내 앞에서 너울대는 춤추는 얼굴

그 그림자를

오래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 기쁘고

 

다시 슬프고

 

 

 

 

 문학공간 201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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