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쓸모 없는 짓이다. 밥벌이가 다급한 사람들은 시 없이도 잘도 산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시 없는 세상도 돌아는 가겠으나, 인간의 정신은 그 윤기를 점점 잃어갈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는 계속해서 쓸모 없는 짓에 몰두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시인이라 부른다
시 공부를 하면서, 시를 둘러싼 알량한 지식을 전파하면서 정작 나는 스물 네시간 노트북을 켜놓고 한 줄도 못 쓰고 있다. 이 진술은 참이다. 왜냐하면 나의 삶은 아직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강현이라는 중앙일보 기자가 <정강현 기자의 문학사이>라는 짧은 컬럼을 연재하고 있는데, 위의 글은 그 연재 컬럼의 한 부분이다. 이타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면 이기적인 삶이라도 연명해야 할텐데 타자를 버리고 나를 버리고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나도 종잡을 수가 없다. 나는 오늘도 중얼거린다.
너는 시인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