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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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의 기초 학습

시작법 제 12강 시의 3 단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3. 6. 12:13

 

시작법 제 12강 시의 3 단계 (1)

 

Ⅰ. 시의 3 단계 - 서정주의 분류

 

1. 감각의 시

2. 정서의 시

3. 예지의 시

 

Ⅱ. 감각의 단계

 

1. 대상에 대한 참신한 감각능력

2. 감각표현의 능력

3. 감각적 표현의 미숙 ,과잉의 감각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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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적 기교의 남발, 감각으로의 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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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에 울림을 주는 시가 되지 못한다

 

<예문>

 

바다는 뿔뿔이

달아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처럼

재재 발렸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았다.

 

흰 발톱에 찢긴

珊瑚보다 붉은 슬픈 상채기!

 

가까스로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들러 손질하여 물기를 씻었다.

 

이 앨쓴 海圖에서

손을 씻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굴르도록

 

 

회동그라니 받쳐들었다!

地球는 蓮잎인 양 오므라들고...페고...

 

- 정지용 「바다」

 

 

Ⅲ. 정서의 단계

 

1. 정서는 마음 속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지속성을 갖고 있다

2. 정서는 시인의 인생경험의 축적과 정화, 순화된 결정체이다

3. 이러한 미적 정서는 주관적 감정에서 벗어나 보편성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예문 1>

 

모든 감각이 오랫동안 종합 축적된 것 - 잊어버리려 하였으나 잊혀지지

않는 고향이라든지 사랑 등이 있다면 그것은 정서의 경지다. 그러므로

감각의 시가 순간적이요, 享樂情態를 표현함에 반하여 정서의 시는 비교적

항구적 정태를 표현하려 한다. 아니 표현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한다.

 

- 서정주

 

< 예문 2>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 「진달래꽃」

 

<예문 3 >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낙화」

 

Ⅳ. 예지의 단계

 

1. 시와 시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단계 - 최고의 단계

2. 시작을 통해서 보편적 진리의 단계에 이르는 경지

 

<예문 1>

 

이 제 3단계를 나는 叡智, 혹은 妙法의 경지라고 상상해 보았다. 불교에서 覺者

의 경지를 표현하는 말로 묘법이라는 말이 있지만, 물론 이것은 시와 직접 관련

을 붙이려 함은 아니다. 다만 시로서 통달할 수 있는 覺者의 의미를 여기다가 내

포시키고 싶었다. 漁業에 참으로 통달한 어부는 어업 이외의 전 직업에 대해서도

정덩한 이해자일 수 있고, 거문고를 통달하면 인간사의 전반에 대해서도 통달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시에 있어서 통달한 사람 - 시에서 통달한 근본이념을 가

지고 어느 부분으로건 맘대로 출입하여 작용할 수 있고 가능하면 교훈할 수도

있는 사람의 경지를 일종의 예지의 견지라고 나는 생각해 보았다.

 

- 서정주

 

<예문 3 >

 

제나라 임금인 환공이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다. 이 때 뜰에서 수레를 고치던

목수 윤편이 잠시 동안 일을 멈추고 쉬다가 임금이 읽고 있는 책에 궁금증을 느낀

나머지 물어 보았다.

“임금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어떤 것 입니까?”

환공은 윤편의 질문에 지나가는 말처럼 대답했다.

“옛 성인들의 말씀을 적어 놓은 책이란다.”

그러자 윤편은 너무나 맹랑한 태도로 환공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 그렇다면 임금께서 지금 읽으시는 것은 옛 성인들이 남긴 찌꺼기군요”

한낱 목수인 주제에 그런 당돌한 말을 하는 윤편을 노엽게 생각한 환공은 그런 말

을 한 연유를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면, 임금을 능멸한 죄로 살아남기 힘들 것

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목수인 윤편은 지극히 진지한 자세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저는 어디까지나 제 일에서 경험하고 터득한 것을 미루어 말씀드린 것입니다.

제가 수레바퀴를 깎을 때 너무 깎아버리면 헐거워서 금방 빠져 버립니다. 그러나

덜 깎게 되면 너무 꽉 조여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바퀴를 제대로

맞게 하려면 더 깎지도, 덜 깎지도 않게 지극히 정밀하게 손을 놀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제 손으로 익혀 그저 마음으로 느낄 뿐이어서 어떻게 다 설명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 방법을 제 자식에게조차 가르쳐 주지 못하고 있기에

제 자식 역시 제게서 이 기술을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옛날의 성인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자신들이 깨달은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온전히 전하지 못한

채 죽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임금께서 읽으시는 그 책은 그들이 남기고 간 찌꺼

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장자, 외편」,天道

 

3. 예지의 단계에 이르는 법

 

* 끊임없는 완성에의 갈구 -개인적 존재에서 우주적 존재로의 확장

 

< 예문 >

 

각자가 먼저 자신의 역량을 똑바로 반성 인식한 뒤에 필연적 자기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먼저 감각을, 그리고 정서를 - 일찍이 가져보지 못

했던 생생한 감각과 정서를 애써 집중시키고 키워 가기에 각자가 노력해야

할 것 이다. 예지란 이리하여 드디어 필연의 道程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길임에 불과하다

 

- 서정주

 

 

 

 

 

 

 

 

 

 

 

 

 

 

 

 

 

 

 

 

 

 

 

 

 

 

 

 

시작법 제 12 강 시의 3 단계 (2)

 

Ⅰ. 한국 현대시의 층위 - 이지엽의 분류

 

1. 서정과 믿음의 시학 - 전통 - 서정시의 지향

2. 생명과 구원의 시학 - 전통 - 서정시의 지향

3. 해체와 모순의 시학 - 반전통 - 새로운 시문법

4. 몸과 욕망의 시학 - 반전통 - 새로운 시문법

5. 속도와 쾌락의 시학 - 반전통 - 새로운 시문법

6. 고독과 죽음의 시학 - 반전통

7. 존재와 성찰의 시학 - 전통

8. 시대와 삶의 시학 - 전통

 

<예문 1>

 

용광로에서 일을 하고부터

에밀레 종소리를 듣는다

쇳물을 마주하고 다리가 후들거리며

독가스에 폐가 폐품이 되면서

우리가 만든 쇠들이 실려가서

가는 곳마다 에밀레 종소리가 되어 돌아온다

 

쇠들은 실려가서

또 많은 벗들의 피를 묻힌다

벗들의 살을 자르고 어디론가 실려가서 우리를 속인다

윤전기가 되어 일당 4,000원을 비웃고

라디오가 되어 한 주에 80 시간을 비웃고

TV가 되어 연중무휴를 비웃는다

 

근육을 태워 만든 쇠들은 또 실려가서

저들의 자가용이 되고 트로피가 되고

고층건물이 되고 비행기가 되고

총칼이 되어 우리 귓전에

에밀레 종소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 백무산 「에밀레 종소리」부분

<예문 2>

 

무뇌아를 낳고 보니 산모는

몸 안에 공장지대가 들어선 느낌이다.

젖을 짜면 흘러내리는 허연 폐수와

아이 배꼽에 매달린 비닐끈들,

저 굴뚝들과 나는 간통한 게 분명해!

자궁 속에 고무인형 키워온 듯

무뇌아를 낳고 산모는

머릿속에 뇌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정수리 털들을 하루 종일 뽑아댄다

 

- 최승호 「공장지대」

<예문 3>

 

할 수만 있다면 어머니, 나를 꽃 피워주세요

당신의 몸 깊은 곳 오래도록 유전해온

검고 끈적한 이 핏방울

이 몸으로 이해 더러운 전쟁이 그치지 않아요

탐욕이 탐욕을 불러요 탐욕하는 자의 눈앞에

무용한 꽃이 되게 해 주세요

무력한 꽃이 되게 해 주세요

온몸으로 꽃이어서 꽃의 운하여서

힘이 아닌 아름다움을 탐할 수 있었으면

찢겨져 매혈의 치욕을 감당해야 하는

어머니, 당신의 혈관으로 화염이 번져요

차라리 나를 향해 저주의 말을 뱉으세요

포화 속 겁에 질린 어린아이들의 발 앞에

검은 유골단지를 내려놓을게요

목을 쳐주세요 흩뿌리는 꽃잎으로

벌거벗은 아이들의 상한 발을 덮을 수 있도록

꽃잎이 마르기 전 온몸의 기름을 짜

어머니, 낭자한 당신의 치욕을 씻길게요

 

- 김선우 「피어라, 석유! 」

 

 

Ⅱ. 자신의 주제 찾기

 

1. 과거의 시의 경향들을 검토, 비판하라.

2. 자신의 시의 주제를 명확히 하라.

3. 자신이 설정한 주제에 소재들을 끌어들여라.

4. 자신만의 어법을 계발하라.

 

 

 

Ⅲ. 습작시 감상과 분석

 

 

멸치

 

 

멸치는 꿈이다

 

어둠마저 갇힌 채 아득해져가는 심해를

그 작은 지느러미로 유영하는

등 푸르게 날렵한 꿈이다

 

해저 골짜기 마다

심어놓은 덜 자란 꿈은

멸치가 일구어 놓은 내일이다

 

햇살이

더 깊어지는 꿈을 마중하러

속살 깊은 바다 문지방을 넘을 때

멸치의 등은 비로소 투명 해졌다

 

늘 뒤집어 지는 바다 속에서

한 톨 한 톨

솟구치는 멸치의 호흡

여전히 살아 있음을 선포하는

꿈의 산란이 아니고 무엇이랴

 

어부가 건져 올린

녀석의 꿈꾸는 머리에는

깊고 너른 세계를 향해 열린

창문 두개가 점처럼 박혀있었다

 

<논의할 점>

 

1.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한가?

 

* 보편성과 독창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 꿈의 실체는 무엇인가?

* 메시지의 압축이 효율적인가?

 

2.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는 표현(비유)는 적절한가?

 

* 이미지가 살아 있는가? (형상화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