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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중얼거리다

어머니의 틀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0. 12. 1. 00:16

어머니의 틀니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틀니를 하게 되는가 보다. 지금이야 돈만 있으면 임플란트를 보기좋게 해 넣을 수도 있으련만 그것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틀니를 사용하는 분들도 여전히 많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도 언제부터인가 틀니를 하고 계신데 따로 살다보니 제대로 살뜰하게 살펴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아주 오래 전 본가에 들렀을 때 지나는 말로 몇 마디를 하고 잊어버렸는데 그 다음 집에 들렀을 때 어머니는 신문지로 싼 뭉치를 건네 주셨다. 이 백만 원인가 삼백만 원인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을 새겨 두셨다가 필요한데 쓰라고 주시는 것이었다. 나중에 훨씬 후에 안 사실인데 그 돈은 어머니께서 틀니를 바꾸려고 준비해 둔 것이었나 보다. 나이가 들면 잇몸도 오글아들기 때문에 잇몸에 맞게 교체를 해주어야 하는 모양이다. 이제는 연세가 많아 틀니를 새로 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침 저녁으로 틀니를 끼고 뺄 때마다 힘들어 하시고 조금이라도 딱딱한 음식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물컹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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