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오름에서 바라본 우도, 성산일출봉, 바로 앞 다랑쉬 오름
오름, 그 여자
- 제주도 기행. 9
달빛, 별빛, 햇빛
빛이란 빛은 모두 빨아들여 팽팽해진
하늘을 겨눈 활시위처럼
단단하게 여문 눈물을
제 발 밑에 던져 놓는 소나무처럼
단걸음에 내쳐 올라오라고
알몸으로 누운 여자
가볍게 보지 마라
투명한 거미줄이 우주 하나를 옭아매듯이
바람의 길 첩첩하여
끝내 찾지 못하리니
이미 늦었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 너를 사랑했다고
외마디 피울음 쏟아내고 난 후
말문을 닫았다
가슴을 닫았다
억새 흩날리는
저 아득한 분화구
아끈(작은) 다랑쉬 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시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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