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퍼즐 맞추기
먼저 그림을 본다
이미 선이 그어져 있는 판을 내려놓는다
헝클어진 조각 그림을 맞추기 시작한다
맞추기의 순서는 없다
나는 먼저 이미 그려진 그림을 본 적이 없다
이미 선이 그어져 있는 평평한 판이 없다
헝클어진 조각 그림이 내게는 없다
운명을 믿을 때
그림이 나타나고
평평한 판이 준비되고
헝클어져서는 안되는 조각그림이
아니 그림 조각이 난사된다
조각이 단순하고 적은 것부터 복잡하고 조각이
많은 것의 순서로 나이를 먹는다
운명을 믿지 않는 내게 그림퍼즐을 선물한 신이여
내가 힘들게 그림 퍼즐을 맞춘다면
나는 그 풍경을 내 생의 걸개그림으로 걸어놓을 수 있을까
낙엽도 아닌 것이 후드득 힘없이 떨어져 내릴 때
지나가는 바람 탓이라고
글이나 읽으라고 신이여 나를 조롱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