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이호준의 나를 치유하는 여행 24

충북 단양 온달산성

성벽에 스며든 ‘온달의 숨결’ ‘평강의 思夫曲’도 구슬프네 문화일보입력 2015-02-25 15:37 충북 단양 온달산성 우리나라 산성 중 조망이 가장 좋다는 충북 단양의 온달산성에 오르면 남한강과 겹겹이 보이는 소백산 능선이 가슴을 트이게 한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지도를 펴놓고 충청북도를 찾아보면, 누가 일부러 그려 넣기라도 한 듯 반도 남쪽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은 그런 지리적 위치 때문에 삼국시대부터 요충지로 주목받았다. 남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고구려와 동북으로 진출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백제, 그리고 그곳을 지키려는 신라가 팽팽하게 대립했다. 전쟁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전쟁의 흔적은 시간의 지우개로도 말끔히 지우지 못하는 법.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남는 것..

비운의 반구대 암각화, 식수원 댐 때문 침수 반복… 투명 물막이 설치 시급

비운의 반구대 암각화, 식수원 댐 때문 침수 반복… 투명 물막이 설치 시급 문화일보입력 2015-02-04 15:54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입구에 위치한 울산암각화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실물 크기로 복제된 반구대 암각화를 보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아무 때나 찾아가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완공된 이후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침수, 노출은 불규칙적이다. 2013년에는 가뭄으로 침수되지 않았지만, 2014년에는 사연댐 유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8월부터 약 2개월간 침수됐다가 10월 중순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나마 전보다 나아진 게 그렇다. 과거에는 8∼9개월 정도 잠겨 있었는데 상류에 대곡댐을 쌓은 뒤로 기간이 크게 ..

법천사지 塔碑, 거돈사지 보다 세련되고 정교

법천사지 塔碑, 거돈사지 보다 세련되고 정교 문화일보입력 2015-02-11 15:14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비. 거북 모양의 받침돌에 새겨진 ‘왕’자, 연꽃 잎과 구름 속의 용이 조각된 왕관 모양의 머릿돌, 몸돌에 새겨진 화려한 연꽃, 구름, 용 등의 문양이 고려 시대 조각예술의 훌륭함을 보여준다. 복원된 거돈사지의 아래쪽에서 바라보면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높아지는 석축이 한 겹 한 겹 더해지는 시루처럼 세월의 더께를 보여주는 듯하다. 곽성호 기자 흥원창은 고려 13개 조창의 하나로 한강에 세운 대표적인 창고였다. 조선에서도 흥원창을 계승하여 운영했다. 전년에 거두어 저장한 세미(稅米)를 이듬해 2월부터 4월까지 경창으로 운송하였는데, 흥원창에는 200석을 적재할 수 있는 평저선(平底船) ..

전북 고창

스르륵…스르륵… 땅위의 녹색바다 그곳은 ‘꿈의 세상’ 문화일보입력 2015-04-29 15:44 전북 고창 학원농장의 청보리밭. 스르륵, 스르륵… 해 질 녘 산들바람이 불어오자 청보리들이 몸을 비비며 노래를 한다. 김선규 기자 ufokim@ 전북 고창 청보리밭 & 고인돌 유적 소쩍새가 울음 한입 물면 붉은 꽃잎이 우주를 하나 연다. 구름이 머무는 산자락에 수백 기의 돌무덤이 봄볕을 안고 졸고 있다. 그 위를 느리게 흐르던 시간이 아예 팔베개를 하고 누워버린다. 구불구불 흘러가던 성곽길이 소나무 사이로 꼬리를 감춘 자리, 철쭉꽃이 활활 한 시절을 태운다. 황토색 벌판마다 푸른 생명들이 우쭐우쭐 키를 잰다. 4월, 전북 고창의 풍경을 눈에 보이는 대로 스케치하면 이런 모습이다. 꽃 피고 지는 봄날이 곱기로야..

곰이 배 보이며 누워있는 형상 닮아 붙여져… 옛 소금장수 지나던 길목

곰이 배 보이며 누워있는 형상 닮아 붙여져… 옛 소금장수 지나던 길목 문화일보입력 2015-01-21 15:57 두꺼운 눈을 덮은 곰배령의 계곡. 자작나무는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고 썩거나 벌레를 먹지 않아서 건축재·조각재 등으로 많이 쓰인다. 생장이 빠르고 최고 25m까지 자란다. 희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기 때문에 불쏘시개로 인기가 좋았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얇은 표피를 종이대용으로 썼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는 138ha에 총 5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언제부터, 왜 이곳에 자작나무 군락지가 형성됐는지 궁금해 한다. 원대리에 자작나무를 심은 것은 1993년이었다.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 따..

회룡포마을·삼강주막 이야기…

회룡포마을·삼강주막 이야기… 한글 몰랐던 酒母, 외상하면 벽에 ‘누구, 얼마’ 금그어… 암호같은 장부 문화일보입력 2015-01-28 15:18 회룡포마을은 내성천 물이 휘돌아가면서 만들어놓은 ‘육지 속 섬마을’이다. 120년 전부터 이곳에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대로 농사를 지었지만, 최근 생태체험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TV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촬영한 뒤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관광지로 변모한 뒤에도 마을 사람들의 삶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음식점을 겸하는 민박이 두 곳 들어섰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여전히 농사를 짓고 있다. 9가구가 살고 있는데 주민은 통틀어 10명에 불과하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23가구가 살았다. 주민 중 네 분이 혼자..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길 & 개암사

나무와 더불어… ‘우주와 땅 사이’ 안테나가 되다 문화일보입력 2015-01-14 16:09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길 & 개암사 “속세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천년고찰 전북 부안군 내소사에 땅거미가 스며들면 적막 속에 별들이 쏟아진다. 속세를 떠나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한 여인이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새해 소원을 빌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munhwa.com 신은 공평하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라도 전북 부안에 가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부안은 아름다운 바다와 뛰어난 자태의 산을 함께 받은 ‘천혜’의 땅이다. 오죽하면 변산반도를 ‘서해의 진주’라고 불렀을까. 그 이름을 뒷받침하듯 변산반도는 통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지도를 펴놓고 언뜻 훑어봐도 격포해수욕..

마량리 동백나무숲 ‘환상’

금강 철새들 힘찬 날갯짓 ‘한눈에’… 마량리 동백나무숲 ‘환상’ 입력 2015-01-07 16:30 무량사의 주 건물인 극락전은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2층 불전으로 내부는 하나로 트여있다(위). 영정각에 모셔진 매월당 김시습(설잠 스님) 초상화(가운데). 무량사로 가기 전 무진암 쪽에 있는 매월당 김시습 부도(아래). #금강조류생태전시관 = 신성리 갈대밭 인근 금강 변에 세워진 전시관으로 아이들과 함께 떠난 여행이라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금강으로 날아오는 철새들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갖춰 놓았다. 특히 버드시네마 등 영상과 철새 이동경로를 설명하는 자료는 물론, 놀이 및 학습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또 실내 곳곳에 설치해 놓은 망원경을 통해서 철새를..

번뇌를 벗어라, 이 門을 넘기 위해선…

번뇌를 벗어라, 이 門을 넘기 위해선… 문화일보입력 2015-01-07 16:30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 입구에서 바라 본 무량사 경내. 소나무와 석등, 오층석탑, 극락전이 일직선으로 이어져 한눈에 들어오는 일체감이 조화롭다. 석등과 오층석탑은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임정현 기자 theos@munhwa.com 한국의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금강 하구의 신성리 갈대밭은 갈대들이 하얗게 탈색된 겨울에 찾아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휴일을 맞아 연인, 가족 단위의 낭만객들이 제법 많다. 임정현 기자 theos@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과정은 산을 넘는 것만큼이나 험난하다. 이리저리 휩쓸려 정신없이 지나다 보면 어딘가에는 생채기가 남아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연초는 치유가 필요한 시간이다. 치료는 병을 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