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2024/10/14 4

눈물이 시킨 일

눈물이 시킨 일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허물어 버리는,그러나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경전은 완성이 아니라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 있다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40] 가을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0] 가을문태준 시인입력 2024.10.14. 00:08 일러스트=김하경가을기쁨을 따라갔네작은 오두막이었네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 보았네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산이 말했네어서 가 보게, 그대의 집으로……-강은교(1945-)오두막에 슬픔과 기쁨이, 이 둘이 살고 있는데 번갈아 집을 지킨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집에 오막살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가을에는 찬바람이 불어 쓸쓸한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니 세상의 모든 집이 오두막집으로 보이기도 한다.나도 시월의 오두막에 살짝 가서 보았다. 조랑조랑..

공부할 시 2024.10.14

노벨, 톨스토이, 디아스포라까지 … 문학의 계절에 바라본 큰 나무

[나무편지] 노벨, 톨스토이, 디아스포라까지 … 문학의 계절에 바라본 큰 나무  ★ 1,255번째 《나무편지》 ★   기적처럼 특별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글문학이 세계문학계의 최고봉에 오른 한강 사건의 감흥은 오래 간직해야 할 일입니다. 꼭 한 달 전에 띄운 《나무편지》에서 지난 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노르웨이의 거장,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을 이야기하면서 “원어의 리듬감과 번역된 한글 리듬감의 차이” 때문에 작품의 깊이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고 했는데요. 이제 우리는 당당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을 원어 그대로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말도 취소해야 하겠습니다. 그 동안의 수상자 면면을 보자면 “그들만의 잔치..

[198] 유언혹중(流言惑衆)

[정민의 세설신어] [198] 유언혹중(流言惑衆)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3.02.20. 03:07  말이 많아 탈도 많다. 쉽게 말하고 함부로 말한다. 재미로 뜻 없이 남을 할퀸다. 할큄을 당한 본인은 선혈이 낭자한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죽어야 끝이 날까? 요즘 악플은 죽은 사람조차 놓아주지 않는다. 이유가 없다. 그냥 재미있으니까.송나라 때 이방헌(李邦獻)이 엮은 '성심잡언(省心雜言)'을 읽었다. 몇 구절에 밑줄을 긋는다."말로 남을 다치게 함은 예리하기가 칼이나 도끼와 같다. 꾀로 남을 해치는 것은 독랄하기가 범이나 이리와 한가지다. 말은 가려 하지 않을 수 없고, 꾀도 가려 하지 않을 수 없다(以言傷人者, 利如刀斧. 以術害人者, 毒如虎狼. 言不可不擇, 術不可不擇也)." 남을 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