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동네 사람 먼 데 사람 / 이 안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3. 23. 16:12

 

동네 사람 먼 데 사람

 

이 안

 

 

뒷산 두릅밭 지나가면서

어린순 몇 개는 살려 두었다

내년 봄이 가까운

동네 사람들

 

뒷산 두릅밭 지나가면서

우듬지까지 싹둑싹둑 잘라서 갔다

내년 봄이 아득한

먼 데 사람들

 

 

 

‘그게 어때서’라고 반문한다면

 

우리는 참 많은 생각을 하며 삽니다. 그 많은 생각 중에 대부분은 근심과 걱정의 범주 안에 드는 것이라 해도 무방하지요. 다가오지 않을 일을 끌어당겨 평온한 마음에 풍파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연구 개발을 위한 ‘가정’이나 ‘가설’이 아닌 삶의 많은 시간을 결국 상상으로 허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희망이라는 단어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의 특징은 배려를 한다는 것입니다. 특정하지 않아도 사람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의 희망을 실천합니다. 희망과 내일 또는 미래라는 단어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봄이 가까운 / 동네 사람들”과 “내년 봄이 아득한 / 먼 데 사람들”의 사소한 것 같지만 끔직 할 정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면 그대에게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어때서’라고 반문한다면 타인만이 아니라 그대 자신에게 마저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새싹이 움트는 봄입니다.

 

 

 

 

 

 

'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늑대의 눈물 / 김남권  (0) 2023.04.07
틈에 관하여 / 고영민  (0) 2023.03.30
쓸쓸한 위로 / 고 영  (0) 2023.03.20
지상의 방 한 칸 / 김사인  (1) 2023.03.06
일회용 시대 / 김승희  (0) 2023.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