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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붕어섬까지… 임실 출렁다리 열렸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3. 17. 15:13

걸어서 붕어섬까지… 임실 출렁다리 열렸다

[My town] 옥정호~붕어섬 420m 다리 개통

입력 2023.03.15. 03:50업데이트 2023.03.15. 10:58
 
 
 
 
 
 
지난 1일 저녁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출렁다리에 야간 경관 조명이 켜져 있다. 운암면 요산공원 일대와 옥정호 가운데에 있는 붕어섬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길이 420m로, 83.5m 높이 주탑은 붕어 모양을 형상화했다. 옥정호 출렁다리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두 달간 시범 운영한 뒤 지난 1일 정식 개통했다. /김영근 기자

 

지난 11일 섬진강 상류에 있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붕어섬’. 모양이 붕어를 닮았다고 해서 붕어섬으로 불리는 이곳에 봄나들이를 나온 관광객들이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붕어섬으로 들어가는 ‘옥정호 출렁다리’를 건너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옥정호 출렁다리는 길이 420m로 바닥은 수면이 보이도록 투명하게 만들어졌다. 83.5m 높이의 출렁다리 주탑은 붕어 모양을 형상화했다. 주탑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자 산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옥정호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주에서 왔다는 김영아(41)씨는 “생각보다 출렁다리 규모가 커서 놀랐다”며 “전망대에 올라서니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붕어섬은 사계절 색다른 매력을 지닌 관광지다. 봄·가을엔 이른 아침 짙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겨울엔 설경을 보기 위해 사진작가와 관광객이 찾는다. 지난 1일 옥정호 출렁다리가 정식 개통하면서 그동안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붕어섬을 이제는 물 위를 걸으며 갈 수 있게 됐다.

 

◇여의도 9배 인공호수 옥정호에 출렁다리 개통

 

옥정호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에 걸쳐 있는 거대한 인공 호수(만수 면적 26.5㎢)다. 여의도의 9배 크기다. 1965년 섬진강 다목적댐 건설로 주택과 농경지 등이 수몰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댐 건설로 고향을 등져야 했던 임실군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댐이 완공된 이후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였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옥정호 일부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개발의 물꼬가 트였다. 임실군은 이때부터 530억원을 투입해 ‘섬진강 에코뮤지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섬진강 주변과 옥정호를 친환경 관광지로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게 이 사업의 목표다.

섬진강 에코뮤지엄 사업의 핵심은 옥정호 출렁다리다. 임실군은 예산 110억원을 들여 2020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 1일 출렁다리를 정식 개통했다. 이 다리는 83.5m 높이의 주탑이 있는 현수교로 길이는 420m에 달한다. 출렁다리는 운암면 요산공원 일대와 옥정호 가운데에 있는 붕어섬을 연결한다. 임실군은 붕어섬에 103억원을 들여 관광 기반시설을 만들고 있다. 붕어섬 7만3039㎡에 수국·왕벚나무 등 나무 5만그루를 심고 있다. 참나무길, 단풍길, 억새길, 수변산책길 등 주제별로 꾸민 산책 코스(3.3㎞)도 만들었다. 출렁다리 완공에 맞춰 방문자 안내소, 카페, 쉼터, 숲속 도서관 등 관광객 편의 시설도 확충했다.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관광객도 몰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두 달간 시범 운영한 결과 전국에서 관광객 50여만 명이 찾아왔다. 임실군은 시범운영 기간 드러난 주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차장 800여 면을 확보했다. 주차장에서 옥정호 출렁다리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김은숙 임실군 홍보팀장은 14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출렁다리에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했는데 관광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했다.

 

3월 1일 개통한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출렁다리./김영근 기자
3월 1일 개통한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출렁다리./김영근 기자

 

◇20㎞ 생태탐방로도 조성... “연간 관광객 1000만명 목표”

 

임실군은 출렁다리 개통을 계기로 옥정호 일대 개발뿐 아니라 다른 지역 명소와 연계하는 관광코스를 만드는 등 관광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우선 옥정호 출렁다리 일대를 지나는 ‘국가생태탐방로’를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임실군에 따르면 환경부가 공모한 ‘2023년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신규 대상지로 옥정호가 지난달 선정됐다. 군은 국비 등 75억원을 확보해 운암면 학암리에서 운암대교까지 19.4㎞ 구간에 국가생태탐방로를 만들 계획이다. 올해 실시설계와 행정절차 등을 거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생태탐방로가 들어설 구간은 1965년 섬진강 다목적댐 건설 이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던 곳이라 생태 보존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일대엔 수달을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0종 등 총 1003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생태탐방로가 조성되면 기존에 있는 ‘옥정호 물안개길(13㎞)’, ‘옥정호 물문화 둘레길(7.3㎞)’ ‘옥정호 마실길(7㎞)’과 이어져 옥정호를 일주할 수 있는 생태탐방로가 완성된다.

 

또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올린 후 새 왕조를 열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성수산(해발 876m) 일대에 287억원을 들여 캠핑장과 탐방로, 산림 레포츠시설 등을 조성하고 있다. 임실군은 성수산 일대를 ‘왕의 숲’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미 탐방로 22.3㎞를 정비했고, 캠핑장도 만들었다. 휴양관, 숲속 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올해 안에 완공할 계획이다.

심민 임실군수는 “옥정호 일대 등에 관광 자원을 늘리면서 2020년 641만명이던 관광객이 작년엔 809만명까지 늘었다”며 “성수산 개발과 국가생태탐방로 조성 등이 마무리되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