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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못 / 정윤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1. 3. 17:34

 

정윤천

 

 

너를 위해서 박혀주는 거라고 갖은 폼을 잡다가 아무것도 걸어주지 않자 저 혼자 녹슬어 버리는 대가리들이 있다

 

 

 

‘배려’라는 말을 자신을 과시하려는 용도로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

 

흔히들 ‘봉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합니다. 흔히들 ‘배려’라는 말을 자신을 과시하려는 용도로 자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 단어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변들이 그럴싸하지요.

현란한 단어들이 연이어 날아다니고, 지나온 이력들이 화려하게 나열됩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 지역사회를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과거를 꺼내들고 현재를 점유합니다.

그러다 결국 “너를 위해서 박혀주는 거라고 갖은 폼을 잡다가 아무것도 걸어주지 않자 저 혼자 녹슬어 버리”고 맙니다. 봉사와 배려는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 아래라도 숨어있어야 하는 것임을 모르는 탐욕주의자들이 “대가리”가 되었을 때 세상은 우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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