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
올해 이 꽃 이름이 가장 궁금했다 ‘톱20′
<1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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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질문한 꽃 이름은 무엇일까. 꽃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에 지난 11월말까지 1년동안 꽃 이름 질문이 가장 많은 순서를 알려 달라고 했다. 그중 ‘톱20′을 보면 국민들의 꽃 이름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변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산딸나무가 차지했다. 2020년엔 큰금계국이었는데 산딸나무가 안정적인 1위를 보이고 있다. 산딸나무가 1위에 오른 것은 최근 많이 심은데다 다른 나무와 달리 두번 주목받기 때문인 것 같다. 산딸나무는 5~6월 하얀 꽃잎(정확히는 포) 4장이 모여 피는 꽃이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또 가을에 딸기를 닮은 붉은 열매도 신기하게 생겼다. 산딸나무라는 이름도 열매에서 나온 것이다. 원래 산속에서 자라는 나무였으나 꽃도 열매도 예뻐서 공원이나 화단에도 많이 심고 있다.
2위가 병꽃나무로, 지난해 4위에서 두 단계 상승했다. 병꽃나무는 4월쯤 꽃이 황록색에서 시작해 붉은색으로 변하며 피는 나무다. 꽃이 병 모양 같다고 붙은 이름이다. 최근 생울타리로 도로변 등에 많이 심어 놓았는데 사람들이 이름이 궁금했던 것 같다.
3위가 버들마편초인 것은 좀 놀랍다. 남미 원산의 여러해살이풀로 보라색으로 하늘거리는 모습이 예뻐서 근래 꽃밭 등에 많이 심는다. 줄기는 2m에 이르며 네모지고 까칠까칠하다. 꽃은 6~9월 붉은 보라색으로 핀다. 그냥 속명인 버베나(Verbena)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4위는 멕시코 원산의 초본 원예종 백일홍으로, 지난해 6위에서 두 단계 올랐다. 백일홍은 노란색,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 여름 화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5위는 개망초로, 지난해 2위에서 다소 하락했다. 개망초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잡초지만 꽃 모양을 제대로 갖춘,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하얀 꽃 속에 은은한 향기도 신선하다. 흰 혀꽃에 가운데 대롱꽃 다발이 노란 것이 계란후라이 같아 아이들이 ‘계란꽃’ 또는 ‘계란후라이꽃’이라 부른다.
6위는 나리, 7위는 장미, 8위는 소국이었다. 나리는 참나리 등 야생 나리의 총칭이기도 하지만, 색깔도 다양한 원예종 백합을 가리키는 말로 쓰고 있다. 소국(小菊)은 가을을 대표하는 꽃 국화 중에서 꽃송이 지름이 9cm 이하인 작은 국화를 말한다.
비비추는 지난해 12위에서 이번에 9위로 10위권에 진입했다. 비비추는 5~6월 공원이나 화단에서 꽃대에 작은 나팔처럼 생긴 연보라색 꽃송이를 줄줄이 달고 있는 꽃이다. 원래 산이나 강가에서 자라는 식물이었는데 꽃이 예뻐서 화단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10위는 요즘 공원, 길거리에서 붉은 열매를 빽빽하게 달고 있는 피라칸타(Pyracantha)였다.
11위는 목련, 12위는 제라늄, 13위는 큰금계국이었다. 큰금계국은 6~8월 도심 화단은 물론 도로변, 산기슭에서 노란 물결을 만드는 꽃이다. 큰금계국은 2020년 1위, 지난해 3위였는데 올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사람들이 이제 이 꽃 이름을 많이 알기 때문 아닌가 싶다.
14위는 샤스타데이지인데 지난해 7위에서 내려온 것이다. 샤스타데이지는 6~9월 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피는 꽃으로, 가을에 피는 구절초 비슷하게 생겼다고 여름구절초라고도 부른다. 미국 원산으로, ‘샤스타(Shasta)’는 미국 인디언 말로 흰색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역시 이름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 질문이 줄어든 것 같다.
15~20위는 큰봄까치꽃, 남천, 때죽나무, 산철쭉, 배롱나무, 죽단화 순이었다. 큰봄까치꽃은 초봄에 냇가 등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늘색 꽃에 짙은 줄무늬가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 추천명은 큰개불알풀이지만 부르기가 거북해 ‘큰봄까치꽃’이라 바꾸어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산철쭉이 18위까지 올랐다. 진달래·철쭉 비슷한 꽃인데, 철쭉보다 색깔이 ‘진한’ 분홍색이고, 잎은 진달래와 비슷한 긴 타원형이다. 산철쭉은 보통 계곡 등 물가에 많이 피어 ‘수달래’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20위 죽단화는 봄에 화단이나 공원에서 늘어진 줄기에 노란색 꽃이 주렁주렁 달리는 나무인데 일부는 가을까지 노란 꽃을 피는 것을 볼 수 있다. 화단이나 공원에서 주로 생울타리로 길게 심어놓았다. 비슷하게 생겼는데 어떤 것은 홑꽃이고 어떤 것은 겹꽃이다. 홑꽃은 황매화, 겹꽃은 죽단화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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