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든 한 사람이 죽었다. 전 대통령이라 부르기도 하고 전두환씨라고도 불리며, 학살자로 지칭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느 사람은 그가 주도한 쿠테타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비겁함에 울분을 토하고 또 어느 사람들은 그가 이룬 업적에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한다. 그가 누구이든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못한 자로서 나는 야망, 꿈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볼 뿐이다. <흘러가는 것들을 위하여>는 1997년애 발간한 시집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에 수록된 시로서 내 자신에 대한 염결을 기원하며 쓴 시이다. 어제 밤 모 방송에 작은 부분이 인용되었다 하여 다시 상기하여 볼뿐이다.
흘러가는 것들을 위하여 / 나호열
용서해다오 흘러가는 강물에 함부로 발 담근 일
흘러가는 마음에 뿌리내리려 한 일
이슬 한 방울 두 손에 받쳐드니
어디론가 스며들어가는
아득한 바퀴 소리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들을 위하여
은밀히 보석상자를 마련한 일
용서해다오
연기처럼 몸 부딪쳐
힘들게 우주 하나를 밀어올리는
무더기로 피어나는 개망초들
꽃이 아니라고
함부로 꺾어 짓밟은 일
[신동욱 앵커의 시선] 용서받지 못하고 떠나다 - http://news.tvchosun.com/mobile/svc/osmo_news_detail.html?type=news&contid=202111249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