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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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가장슬픈노래

새벽강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7. 1. 17:19

새벽강

 

새벽이 오면

강은 스스로 나무가 된다

빛깔도 향기도 없는

수만 송이의 꽃을 피우는 나무

어둠을 딛고 아스라이 바라보는

수묵의 너른 품

정갈한 백자를 담은 얼굴은 기쁨과 슬픔을 곱게 풀어 놓은 듯 하다

 

밤을 오래 걸어와

새벽을 응시하는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강의

천불천탑 나무들의

수만 송이 꽃들의

책갈피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들어가면

온몸에 물의 전생을 담은

너를 만난다

 

가보지 않은 고향을 그리워하듯

홀연히 사라지는 나무 속으로

나 또한 깊이 젖는다

새벽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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