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망각은 하얗다 1991
사람의 용도
독안에 든 물입니다
쓰이는 용도는 온전히
저희 뜻이 아닙니다
하나의 피와
언어로도 합쳐지지 않은 채
뿔뿔이 흩어지려 합니다
맑은 하늘에 구름 한 점이
광고판처럼 지나갑니다
사람을 찾는다는 흐린 글씨가
물통으로 쏟아져 들어와도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희들은
아무도 대답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