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아도니스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은
소년도 아니고 청년도 아닌
다가서면 누구나 붉음으로 물들어 버릴 것 같은
길가의 저 사내 때문에
신호등이 없어도 멈칫 서게 되는
비밀 하나를 감추고 가을을 지나간다
비밀은 나눌 수 없는
혼자 만의 것
잘 익은 와인의 속내를 닮은
마지막 잎새가 되는 것
사랑이란 오해의 바람 한 줄
누군가의 영혼에 잠시 닿았다
사라지는 물결 몇 마디
진흙탕 속에서 연꽂이 피어나고
연꽃이 져 가는
그와 같은 비밀을
나누어주고 있는 저 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