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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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바람과 놀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8. 12. 1. 22:01

바람과 놀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들이 더 많이 살고 있는

고향으로 갑니다

어느 사람은 서쪽으로 흘러가는 강이냐 묻고

어느 사람은 죽어서 날아가는 먼 서쪽하늘을 그리워합디다만

서천은 애둘러 굽이굽이 마음 적시고

꿈을 입힌 비단강이

어머니의 품속 같은 바다로 잦아드는 곳

느리게 닿던 역은 멀리 사라지고

역 앞 허름한 여인숙 어린 종씨는

어디서 늙고 있는지

누구에게 닿아도 내력을 묻지 않는 바람이 되어

혼자 울다가 옵니다

계간 『시에』 2018년 겨울호 신작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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