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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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가난한 연보 年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7. 7. 15. 19:24

가난한 연보 年譜

 

힘들게 써내려간 이력이

바람에 지워진다

지워지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하는 길

넌지시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을

애써 감추는 길

언제인가 그 길은 멈추어서겠지만

아마도 이 궁휼한 우주의

어느 모서리에도 닿지 못하고

부끄럽게 가슴 속으로 거두어들이는

손이 될 것만 같아

죄 없이 시들어가는

가문 꽃밭에 눈길을 주다보니

한 생이 깊었다

 

내가 불러보는 나의 이름

이렇게 낯설다

 

계간 『문학과 창작』 2017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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