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의 내력
이미 늦은 작별의 인사처럼
눈은 내린다
저 멀리 아득하게 휘어져 사라진
길의 뒷모습에 가닿는 낮은 목소리
이제서야 가슴에서 뛰쳐나온 그 말은
무작정 걷는다
하얀 꽃송이 같은 그 말은
하염없이 둥글기만 한 그 말은
벙어리의 가슴을 가진 그 말은
오래 머물러야 할 당신의 웃음 뒤에서
피기도 전에 진다
끝내 불씨를 감춘 눈물이 된다
2017년 봄호 시인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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