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에서 `미래라이프대학` 반대 시위를 하던 학생이 무더위로 인한 탈진 증세를 보여 들것에 실려 나가고 있다. [제보 사진]
지난 30일 오후 경찰이 사흘째 본관 점거 농성중이던 학생들을 밖으로 끌어냈고 46시간 정도 갇혀있던 교수와 교직원 5명이 풀려났다. 경찰과 학생들간 몸싸움으로 찰과상 등 부상을 입은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시위는 31일에도 계속됐다. '찜통 더위' 속에서 에어컨도 없는 복도에 앉아 있다가 한 학생이 탈진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원이 출동하기도 했다.
학교와 학생들의 입장이 좀처럼 좁히지 않는 이유는 뭘까. 교무처장이 밝힌 학교측 설명과 이대총학생회 등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 질의 : ‘시대적 흐름’ vs. ‘학위 장사’
- 응답 :학교 측 “사회 변화에 따른 평생교육의 중요성 인식, 1971년부터 시작한 본교의 평생교육 역량, 세계 최고 여자대학으로서의 여성고등교육에 대한 책무 등 고려해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결정. 이미 많은 대학에서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9조제2항에 따라 입학정원의 5.5% 이내에서 정원 외 특별정원으로 선발하고 있는 제도를 미래라이프대학 신설로 체계화한 것”
학생 측 “특성화고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회균등전형 - 특화고교전형이 이미 있고 평생교육단과대학 역시 존재. 입학처장, 교무처장 등과의 면담결과 해당 사업에 지원한 가장 큰 목적은 학교의 재정적 어려움 탈피, 즉 정부의 사업비 지원(30억)은 물론 학비를 통한 ‘학위 장사’ 노린 것. 뷰티, 웰니스 같은 산업을 학문으로 인정하고 4년제 학위를 주는 건 학벌주의 조장”
- 질의 :‘적법 절차’ vs ‘비민주적 추진’
- 응답 :학교 측 “본교의 장기발전 계획 중 하나인 평생교육 확대 계획을 교육부 지원 사업을 활용해 구체화하고 체계화하는 것이며 처장회의, 대학장회의, 대학평의원회, 교무회의, 법인 이사회 등의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
학생 측 “학생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채 비민주적이고 졸속으로 사업 추진. 5월 17일 처장단 회의를 시작으로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6월 10일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회의는 대학평의원회뿐. 실질적 소통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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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의 :‘불법 점거’ vs. ‘과잉 진압’
- 응답 :학교 측 “총학생회와 시위 참여 학생들이 외부 경호업체 직원들을 고용해 교내에 무단으로 진입시켰고, 대학평의원회 위원들을 감금. 총동창회장 포함 일부 의원들이 심각한 건강악화로 응급 후송될 때 학생들이 조롱과 비하로 일관”
학생 측 “28일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도 미래라이프 단과대학 설립 계획 폐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본관을 점거하고 평화시위를 시작한 것. 30일 오후 12시 총장님이 직접 오겠다고 한 후 총장이 아닌 1600명의 경찰 병력이 과잉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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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